현대자동차가 GV90을 선보이며 초대형 플래그십(최고급) 전기 SUV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10여년간 축적해온 프리미엄에 대한 정체성과 그간의 전동화 기술이 집약된 모델이다. 회사 측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럭셔리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B필러' 숨기고 앞·뒷문 활짝
제네시스는 1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GV90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GV90'와 'GV90 네오룬'을 처음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라인업 중 가장 주목받는건 GV90 네오룬이다. 일반 GV90에는 통상적인 스윙 도어가 적용되는 반면 GV90 네오룬에는 세계 최초로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도어인 '네오룬 아치 게이트'가 적용됐다. 차체 중앙의 B필러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보며 열려 넓은 승하차 공간을 확보한 구조다.
B필러가 없는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체 강성 문제는 기술력으로 보강했다. 제네시스는 뒷문에 새롭게 개발한 듀얼 모션 힌지를 적용해 도어가 바깥쪽으로 이동한 뒤 회전하도록 설계했다. 도어 내부에는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적용했고 탑승공간을 둘러싼 차체 골격은 기존보다 1.5배 두껍게 만들었다. 초고강도 스틸 튜브와 고강성 구조용 폼도 적용해 B필러가 있는 차량과 동등한 수준의 충돌 안전 성능을 확보했다는 게 제네시스 측 설명이다.
내부 공간도 넉넉하다. 축간거리 3245mm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해 탑승객에게 여유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GV90 네오룬의 경우 현대차그룹 최초로 앞좌석에 전동식 스위블링 시트를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스위블링 시트는 앞좌석 시트가 180도 회전해 차량 내부를 라운지 처럼 활용할 수 있는 좌석이다.
시동 버튼 없이 시동 건다
혁신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GV90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시동 버튼을 없앤 신규 전원 체계가 적용됐다. 도어 핸들을 당기면 차량 전원이 켜지고 문이 열리며 운전자를 맞이한다. 차량에 탑승해 문을 닫으면 회전형 변속 레버가 이동하며 변속 상태가 되고 통합 컨트롤러가 열리면서 운전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 된다. 이후 별도의 시동 조작 없이 기어를 변속하면 곧바로 주행이 가능하다.
팝업형 센터 OLED 시네마틱 디스플레이도 새로이 적용했다. 23.6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정보, 내비게이션, 미디어 정보 등이 노출된다. 정차 중에는 24.6인치 대화면으로 확장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위한 인터페이스도 제공된다.
이 외에도 주차 성능과 사용성이 개선된 스마트 주차 보조 3와 차량이 지나온 궤적을 스스로 기억해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 등에서 쉽게 후진이 가능한 기억 후진 보조 기능, 공조 장치 없이 유리 습기를 제어하는 윈드실드 발열 유리 등 첨단 기술도 탑재됐다.
정숙성 역시 끌어올렸다. 제네시스는 GV90의 전면 윈드실드부터 비전루프, 테일게이트에 이르는 모든 유리에 두께 5mm가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음 유리를 적용했다. 또 차체 주요 골격의 빈 공간에 고발포 방음 충진재를 주입해 차체를 따라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강화된 흡차음재 적용, 후드 및 테일게이트 실링 구조 등도 개선했다.
운행 안정성이 향상된 점도 눈에 띈다. GV90에 탑재된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강성 조절이 가능한 에어 스프링을 통해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동시에 차고를 상황에 맞게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모노튜브 타입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를 통해 충격을 흡수해야 할 때는 부드럽게, 차체의 움직임이 클 때는 단단하게 감쇠력을 조절해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승차감을 구현했다.
차체만큼 큰 배터리
GV90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큰 용량인 123.5kWh의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됐다. GV90의 고전압 배터리는 고밀도·고출력 설계를 적용한 배터리 셀이 탑재돼 에너지밀도가 높고 동력 성능과 급속 충전 성능도 함께 향상됐다.
이를 위해 복잡한 배선을 줄이는 무선 기술을 적용해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초대형 차량에 맞는 배터리 용량을 확보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GV90 스탠다드(7인승) 기준 500km(현대자동차 연구소 측정 기준)이이다. 350kW급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 출력 490kW, 최대 토크 800Nm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새로운 모터를 탑재, '플래그십'이라는 정체성도 살렸다.
이 외에도 GV90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듀얼 E-LSD가 적용돼 모터의 강력한 동력을 주행 상황에 맞춰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전륜과 후륜 모터에 각각 E-LSD가 탑재돼 고속 선회 시 네 바퀴의 힘을 효율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코너링 성능이 향상됐으며,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게 제네시스의 설명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제네시스는 지난 10년간 대담한 혁신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객 경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왔다"며 "GV90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기술을 향한 제네시스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플래그십 SUV로 럭셔리 모빌리티의 미래를 향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