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합제련소 건설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에 MBK-영풍 연합이 사전 협의없이 서한을 보내면서 이 사업 주체인 고려아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이지만 미국 통합제련소와 영풍 석포제련소와는 기술적 공통분모가 적다는 점,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가 미국 사업에 걸림돌이 될수 있다는 점 등에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지난달 개최했던 '프로젝트 크루서블' 리셉션에 참석한 미국 현지 관계자들에게 이메일과 서한을 보냈다.
이메일과 서한에는 영풍의 석포제련소 환경관리 시스템 운영·관리 체계를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고 추후에는 영풍 석포제련소 견학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고려아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MBK-영풍 측이 최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고려아연과 협의 없이 사업의 주요 진행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실제 이번에 보낸 서한에는 고려아연이 아닌 MBK-영풍이 가지고 있는 설비 활용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고려아연 측과는 전혀 협의되지 않았다.
게다가 MBK-영풍 측이 서한에서 제시한 방안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생산 모델을 기반으로 아연·연·동 등 기초금속과 귀금속·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반도체용 전략광물을 생산할 예정이다. 반면 MBK-영풍 측이 내세운 석포제련소는 아연 제련을 중심으로 아연과 황산 등을 생산한다.
아연이 '기초'이기는 하지만 여러 비철금속 공정이 연계되는 만큼 두 제련소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공정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구체적인 기술 검토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증 없이 이 같은 내용을 미국 측에 전달할 경우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석포제련소가 환경 관련 논란이 지속돼 온 만큼 미국 현지 프로젝트와 연계를 시도할 경우 이번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은 국내보다 환경 문제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석포제련소와 연계될 경우 자칫 환경 관련 문제가 부각돼 지역사회 등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