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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지분경쟁' 아닌 '장기투자'로 봐야"

  • 2026.08.25(화) 10:01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고려아연 두고 쓴소리
"자본 회수보다는 국가 기간 산업 논리로 봐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간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사태를 두고 국가기간산업의 지배권과 자본의 회수 논리가 충돌하는 문제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단순한 주주간 지분 경쟁이 아닌 장기투자와 경제안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그래픽=비즈워치

25일 제련업계에 따르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최근 SNS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국가기간산어의 문제로 확장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류영재 대표는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기업 경영권 다툼을 보면 미국 러스트벨트와 영국 미들랜즈의 녹슨 굴뚝이 떠오른다"라며 금융 논리가 산업 논리를 앞설 경우 설비·기술·인력 투자가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근거로 마이클 키슨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와 조너선 미치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가 영국 제조업 쇠퇴 과정에서 만성적인 과소투자와 단기 수익을 우선한 금융 논리를 지적했던 연구를 꼽았다. 또 윌리엄 라조닉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교 교수가 미국 기업전략이 '다운사이징 및 분배'로 이동하면서 장기적인 생상과 혁신 역량이 약화됐다고 비판한 분석도 제시했다.

주주 우선주의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주 발행 등을 통해 다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주주에게 나간 자금만으로 장기투자 여력이 위축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라면서도 "자본은 환원됐다가 다시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어도 한 번 끊긴 생산 생태계와 숙련은 되사오기 어렵다"고 반론했다.

그는 홈플러스 사태를 통해 이같은 상황이 재현됐다고도 꼬집었다. MBK가 2015년 기존 차입을 포함해 약 7조2000억원 규모로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점포 매각과 재임차 등 자본 회수 논리를 우선 시 한 결과 홈플러스는 지난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는 거다. 

류 대표는 "높은 금융부담과 자산유동화가 영업기반을 잠식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려아연의 경우 대형마트와 달리 축적된 산업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특징을 고려하면 산업적인 시선에서 이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는 게 류 대표의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현 경영진의 지배권을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류 대표는 오너 경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엄격히 견제돼야 하지만 그 방법이 기간산업의 장기 투자능력을 저해해서도 안된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략 제조업의 가치를 단기 이익과 주주환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급망을 지킬 능력과 기술인력, 장기 투자를 버틸 재무구조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자본은 국경을 넘지만 설비와 기술인력, 공급망이 빚어내는 산업역량은 쉽게 옮겨지지 않는다"며 "미국과 영국이 너무 늦게 깨달은 이 사실을 우리가 같은 경로를 따라 동일한 비용을 치르고 배울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의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후보 중 고려아연 회사 측이 추천한 후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중인 MBK-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하며 상반된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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