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포스코가 함께 진행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연간 270만t 규모의 제철소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총 사업비 규모만 58억달러(약 8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침체된 국내 철강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제철소가 온전히 돌아가기 시작하는 2029년까지 투자의 중심에 선 현대제철은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이 제철소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은 2029년이고 이 시점까지 지속해서 투자금을 넣어야 하는 만큼 앞으로 재무상황을 안정화 시키는 게 핵심 과제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포스코, 미국 대형 제철소 기공 시작
지난 4일(현지시각) 현대제철, 포스코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스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의 기공식을 개최했다. HPLS의 연간 생산능력은 270만t 규모로 '대형 제철소'로 분류될 만큼 규모가 크게 조성된다.
HPLS는 올해 4분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해 오는 2028년 4분기 시운전을 거쳐 2029년 1분기에는 본격적인 상업생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HPLS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되는 제품의 '판매처'를 이미 상당수 확보했다는 점이다. HLPS의 연간생산능력 270만t 중 180만t은 자동차 강판으로 생산할 예정인데, 이를 현대자동차와 기아 미국 공장에 각각 40만t씩 공급하고 포스코에도 60만t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현대자동차 그룹은 미국에서 완성차 생산체계가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미국 생산 자동차용 강판 중 상당한 양을 한국에서 수입해 미국 생산현장에 투입했지만, 철강 원재료를 미국내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북미 시장 내 가격 경쟁력 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HPLS)생산 철강은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데 쓰일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산업 등 미국 핵심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력 갖춘 현대제철, 실속 악화는 고민
HPLS의 지분은 현대제철이 50%, 포스코가 20%, 현대자동차가 15%, 기아가 15%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 제철소 사업비가 58억달러에 달하는 만큼 현대제철이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전체 사업비 중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29억달러(3조9000억원)고 이 중 현대제철이 부담하기로 한 금액은 14억6000만달러(약 2조원)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부터 HLPS에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 상반기 7074억원을 투입했고 지난 7월에는 1490억가량을 추가로 출자하는 등 공장 착공 초기부터 '돈'을 대기 시작했다. 앞으로 약 1조원가량을 HLPS에 추가로 더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현대제철의 현 상황 상 투자 규모가 부담스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6월말 기준 현대제철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167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보다 8247억원 늘어나며 현금을 두둑이 쌓아두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빚의 무게도 그다지 무겁지 않다. 올해 6월 말 기준 현대제철의 부채비율은 75.6%로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나가고 있다.
관건은 현재 회사의 수익성이다. 현대제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는 7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3% 줄어든 수준이다. 철강업계 등에서는 업황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답보 상태를 보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는 확보해둔 현금과 차입여력을 활용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기는 하다. 단 HPLS뿐 아니라 국내 설비투자도 병행하는 가운데 본업 수익성이 추가로 낮아질 경우 보유현금 소진이나 추가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자칫 재무구조가 악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HPLS뿐 아니라 국내 설비투자도 병행하고 있어 앞으로 집행해야 할 투자금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본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투자기간이 길어질 경우 보유현금 감소와 추가 차입 확대 등으로 재무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HPLS가 2029년 1분기 상업생산을 시작하면 이후부터 실적 기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전까지 투자와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