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배경으로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선제적인 투자와 경영 전략이 꼽힌다.
고려아연은 이미 지난해 초 희소금속 회수율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 흐름에 앞서 지난 2024년 반도체 산업 필수 소재에 대한 투자를 감행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8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보도자료를 통해 "희귀금속(핵심광물) 회수율을 품목별로 20~30% 이상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표 당시 비철금속 시장에서는 아연 정광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 2025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기초금속뿐 아니라 희소금속 생산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배경이다.
고려아연의 선택은 적중했다. 2025년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16조5879억원, 영업이익은 1조231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12조4450억원, 영업이익 1조333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안티모니와 은, 금 등 핵심광물과 귀금속 회수율 증대를 바탕으로 관련 제품들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최근 수요 급증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주목받고 있는 구리에 대해서도 고려아연은 이미 선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미국 자원순환 사업 자회사 페달포인트를 통해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했다. 이그니오는 폐전자제품에서 핵심광물이 함유된 중간재를 만드는 도시광산 기업이다. 당시 고려아연은 이그니오 등을 통해 미국 내에서 2차 원료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특히 구리 제련 역량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윤범 회장은 외신을 통해 "2028년까지 동 생산량을 5배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페달포인트는 창립 후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추가 증산을 밝힌 반도체황산도 선제적 투자의 대표적 사례다. 고려아연이 반도체황산 생산 라인 증설을 결정한 것은 반도체 수요 부진이 이어지던 2024년 8월이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은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불황 이후를 대비해 기존 투자 계획을 이어갔다. 2030년까지 반도체황산 생산량을 5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유지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도 고객사의 주문량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미래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 제련소에서 아연·연·동·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 등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비철금속 12종과 반도체황산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정부가 투자자로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이 축적해 온 핵심광물 회수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고려아연을 단순한 제련소 운영사가 아니라 경제안보 차원의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