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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佛 미스트랄에 수천억 베팅…'반도체용 AI' 함께 만든다

  • 2026.09.09(수) 08:33

수천억원대 지분 투자…30억유로 투자 라운드 참여
AI로 설계·결함 예측·공정 최적화…생산성 제고 목표
美 AI 빅2 이어 유럽까지…삼성 'AI 동맹' 확장 

삼성전자가 프랑스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AI에 수천억원대 지분 투자를 단행,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특화된 자체 AI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의 주요 AI 기업에 이어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미스트랄까지 협력망에 끌어들이며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 선점에 나선 것이다.

'유럽의 오픈AI' 품은 삼성…반도체 공정 혁신

삼성전자는 8일(현지시각) 미스트랄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반도체 특화 AI 모델과 플랫폼을 공동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계기로 파리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맞춰 이뤄진 협력이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양국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양사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축적한 반도체 기술·제조 데이터에 미스트랄의 AI 모델 기술을 결합한다. 삼성전자는 미스트랄의 대형언어모델(LLM) '미스트랄 라지' 등을 활용해 DS부문 고유 데이터에 최적화된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반도체 설계와 제조 과정의 데이터 분석·결함 예측·공정 최적화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해 반도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제조 효율과 품질을 높이는 게 목표다. 미세공정 고도화로 설계와 제조 과정에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는 만큼 방대한 공정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양사는 반도체 업무에 최적화된 AI 플랫폼과 운영 체계도 함께 구축한다.

보안에도 초점을 맞췄다. AI 모델은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삼성전자 자체 서버와 데이터센터에서 구동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구현한다. 국가 핵심 기술인 반도체 데이터를 외부로 이전하지 않고 내부에서 안전하게 AI 학습과 분석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3년 설립된 미스트랄은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 AI 연구진이 세운 프랑스 기업이다. 자체 AI 모델을 내려받아 수정·운영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를 강점으로 금융·제조·에너지 등 데이터 보안 요구가 높은 산업을 공략해 왔다.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유럽의 독자 AI 생태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며 '유럽의 오픈AI'로 불린다.

수천억 투자로 동맹 강화…반도체 공급 기회도

삼성전자는 기술 협력을 장기적인 사업 관계로 이어가기 위해 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미스트랄이 최근 진행한 30억유로(약 4조900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수천억원대로 알려졌다. 미스트랄은 이번 투자에서 기업가치를 210억유로(약 34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양사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은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2024년 미스트랄에 투자했다. 지난 4월에는 아르튀르 멘쉬 미스트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찾아 전영현 DS부문장과 AI 반도체 공급망과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 범위를 메모리·파운드리·로직 등 DS부문 전반으로 확대하고 향후 고객사와 협력사까지 연결하는 AI 기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미스트랄의 AI 인프라 확대는 삼성전자에 새로운 반도체 공급 기회도 열어줄 수 있다. 미스트랄은 유럽 내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AI 인프라가 커질수록 고대역폭메모리(HBM)·D램·낸드는 물론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삼성전자가 미스트랄의 AI를 반도체 개발·생산에 활용하는 동시에 미스트랄에 필요한 반도체를 공급하는 양방향 협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와 미스트랄의 연결고리도 넓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지난해 미스트랄에 13억유로를 투자해 지분 약 11%를 확보했다. 삼성전자까지 지분 투자와 기술 협력에 가세하면서 미스트랄을 매개로 유럽 AI 기업과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협력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고 정교하게 활용하는 AI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미스트랄AI와 함께 반도체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과 플랫폼을 구축해 AI 기반 반도체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전략적 메모리 파트너로 참여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앤트로픽 투자에 참여해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협력 관계를 확대했다.

오픈AI·앤트로픽과의 협력이 AI 인프라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에 무게를 뒀다면, 미스트랄과는 AI 기술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개발과 제조 현장에 직접 적용해 자체 생산 경쟁력까지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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