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마일리지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온전히 누리는 일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닙니다. 혜택이 큰 만큼 원하는 시기와 노선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서죠. 자칫 사용 시기를 놓쳐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소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일리지를 쌓아놓고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통적인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 FSC(Full Service Carrier)보다 LCC(Low Cost Carrier)를 이용하는 승객이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LCC의 고객 보상 프로그램은 FSC의 마일리지와 구조가 상당히 다르고 일부 항공사는 적립형 프로그램 자체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마일리지의 가치가 높다는 평가와 별개로 이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소비자는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일리지 좌석 확보는 '하늘의 별 따기'?
항공사 마일리지를 넉넉하게 쌓아 항공권을 구매하려고 해도 원하는 항공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마일리지 사용처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보너스 항공권은 원하는 시기와 노선에서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상 마일리지 항공권은 일반 유상 항공권과 별도로 좌석이 배정됩니다. 항공사는 과거 탑승 실적과 계절·요일별 예상 수요, 항공편별 좌석 판매 상황 등을 고려해 마일리지로 제공할 좌석 규모를 결정합니다. 일반 항공권 좌석이 남아 있다고 해서 이를 모두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여름휴가철이나 명절 등 성수기의 인기 장거리 노선, 비즈니스석처럼 유상 수요가 높은 좌석은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성수기나 인기 노선이 아니더라도 항공사가 예상한 수요와 실제 판매 상황 등에 따라 일반 좌석은 남아 있는데 마일리지 좌석은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시기와 노선까지 맞춰 마일리지 항공권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경쟁을 감수해야 합니다. 마일리지 좌석 확보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죠.
그렇다고 항공사가 마일리지 사용 문제를 외면하기도 어렵습니다. 국내 항공 마일리지의 역사가 수십년에 이르는 데다 소비자들이 마일리지 적립을 고려해 특정 항공사를 반복적으로 이용하거나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 경제적 선택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항공권 가격을 지불하면서 마일리지라는 혜택까지 함께 구매했다고 인식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항공사들도 마일리지 사용 기회를 넓히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마일리지 좌석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별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특정 노선의 보너스 항공권 공급을 확대하고, 현금과 마일리지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결제를 운영하는 식입니다. 항공권뿐만 아니라 수하물·좌석·라운지·호텔·쇼핑 등으로 사용처를 넓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 당국도 마일리지의 실질적인 사용 가능성을 살피고 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확정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에는 통합 이후에도 보너스 좌석 공급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마일리지 사용량을 더 늘려서 관리하라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마일리지가 50년 가까이 유지되는 정책이고 항공권 이용 구매고객들 역시 이를 감안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용을 보장해야 소비자 보호가 된다는 논리죠. ▷관련기사: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 확정…10년 보장+'실사용' 강제(2026년 9월15일)
LCC가 FSC보다 마일리지에 인색한 이유
국내 항공사 가운데 탑승 거리를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17일 통합하면 국내에서 이러한 전통적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사실상 대한항공 한 곳만 남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일반 여행객의 항공 이용 행태를 보면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 FSC보다 LCC의 존재감이 더 큽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LCC 수송 여객은 약 2857만명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친 FSC의 약 2116만명보다 741만명가량 많았습니다.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승객 10명 중 6명 가까이가 LCC를 이용한 셈입니다.
LCC 이용객은 더 많은데 이들의 마일리지 제도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LCC의 고객 보상제도는 회사마다 제각각 인데다가 FSC의 전통적인 마일리지보다 혜택이 크다고 보기는 어려워서입니다.
이는 LCC들이 FSC에 비해 마일리지와 같은 제도 혜택이 크지 않은 건 수익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LCC는 말 그대로 낮은 비용을 바탕으로 운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기본 운임을 낮추는 대신 좌석 지정이나 위탁수하물, 기내식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별도로 판매해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장기간 누적되는 마일리지 보상비용까지 추가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LCC 고객의 소비 성향도 영향을 미칩니다. 통상 LCC는 운임 경쟁력을 앞세우는 만큼 이를 이용하는 승객 역시 항공권 가격에 민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더 비싼 항공권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FSC식 충성고객 전략이 상대적으로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FSC와 비교해 마일리지를 높은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FSC는 넓은 국제선 네트워크와 항공동맹, 제휴항공사를 기반으로 마일리지를 장거리 노선이나 비즈니스석 등 고가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LCC는 단거리 이코노미석 중심의 노선 구조를 갖추고 있어 같은 방식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FSC는 넓은 국제선 네트워크와 항공동맹, 제휴항공사 등을 활용해 마일리지를 높은 가치로 전환할 수 있지만 LCC는 단거리 이코노미석 중심이어서 같은 방식의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다만 LCC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항공사별 운임 차이가 줄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어 이에 따라 각 항공사가 포인트나 스탬프, 구독형 멤버십 등 자신의 사업 구조에 맞는 고객 혜택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