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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마일리지 A to Z]③누구보다 야무지게 쓰려면

  • 2026.09.28(월) 06:50

마일리지 기대가치, 거리 멀고 등급 높을수록 커진다
10년이면 사라져…'자투리' 마일리지 적극 사용해야
아시아나 10년 보전되긴 하지만…'항공동맹' 고려해야

항공사 마일리지는 언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1만마일이라도 사용처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수배씩 벌어질 수 있고, 반대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채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할 수도 있죠. 결국 마일리지는 얼마나 많이 모았느냐 못지않게 언제, 어디에 사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마일리지에도 비유하자면 일종의 '환율'과 같은 개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원화를 외화로 바꿀 때 시점과 조건에 따라 교환가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마일리지도 사용 시점과 사용처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다만 실제 환율과 달리 필요한 마일리지와 각종 사용처가 미리 공개돼 있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과 집중'에 따라 가치를 상당 부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시시각각 변하는 마일리지의 교환가치

대한항공이 최근 공개한 인천~뉴욕 일반석 왕복 운임을 보면 일정에 따라 약 163만원에서 206만원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두 일정 모두 평수기로 필요한 마일리지가 7만마일이라면 단순 환산한 1마일의 가치는 약 23.3원에서 29.5원까지 벌어집니다. 같은 노선과 같은 좌석이라도 현금 운임이 비싼 시점에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교환가치를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사용 시점보다 더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어디에 사용하느냐'입니다. 대한항공 인천~뉴욕 프레스티지석 평수기 왕복 보너스 항공권에는 12만5000마일이 필요합니다. 최근 공개된 뉴욕 프레스티지석 왕복 운임 약 558만원을 단순 대입하면 1마일당 약 44.7원의 가치입니다.

같은 뉴욕 노선이라도 일반석은 다릅니다. 평수기 왕복에는 7만마일이 필요한데 최근 최저 운임 약 163만2900원을 기준으로 하면 1마일당 약 23.3원입니다. 도쿄 일반석 역시 평수기 왕복 3만마일이 필요한데 최근 최저 운임 약 43만9900원을 대입하면 약 14.7원 수준입니다.

마일리지를 활용한 좌석 승급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인천~뉴욕 노선의 경우 평수기 일반석에서 프레스티지석으로 승급하려면 편도 4만마일, 왕복 8만마일이 필요합니다. 다만 아무 일반석 항공권이나 승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일리지 승급이 가능한 플렉스 운임 등을 먼저 구매해야 합니다.

플렉스 운임의 경우 일반석 운임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1마일리지의 현금 가치가 높을 수는 있지만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석 최저 운임이 163만원이고 플렉스 좌석 가격이 309만원으로 가정하면 309만원+8만 마일리지가 프레스티지 좌석 확보를 위한 조건인 거죠. 이 때 1마일리지의 가치는 약 31.1원으로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플렉스 좌석 가격 구매를 위한 비용 지출 규모가 최저운임 대비 큰 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항공권 이외의 사용처에서는 교환가치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항공은 600마일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월 이용료 4900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마일당 약 8.2원입니다. 이마트 1만원 할인이나 교보문고 1만원 도서 바우처는 각각 1400마일이 필요해 1마일당 약 7.1원의 가치로 환산됩니다.

결국 마일리지의 교환가치를 높이려면 현금 운임과 필요한 마일리지를 함께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평수기 가운데 현금 운임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점에 장거리 상위 클래스 보너스 좌석을 확보할 경우 높은 교환가치를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보너스 항공권도 세금과 유류할증료 등을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제 경제적 가치는 단순 환산치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끝까지 모아 항공권'만 정답은 아니다

항공권 이외의 사용처는 1마일당 교환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나쁜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일리지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모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적립한 마일리지는 탑승일이나 제휴 마일리지 적립일을 기준으로 10년간 유효하고 10년째 되는 해 12월31일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남은 마일리지는 소멸합니다.

지난해 국민 출국자 수는 약 2958만명입니다. 이를 국내 인구와 단순 비교하면 국민 1인당 연평균 출국 횟수는 약 0.57회입니다. 여기에 한국인이 주로 찾는 아시아 지역 등을 고려해 해외여행 한 차례의 왕복 비행거리를 약 3000마일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약 1700마일의 적립 기회가 있는 셈입니다.

모든 해외여행에서 비행거리의 100%를 마일리지로 적립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0년간 약 1만7000마일 수준입니다. 단순한 가정이기는 하지만 평균적인 소비자가 항공기 탑승만으로 수만마일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제휴 신용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기는 합니다.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주는 카드를 매월 150만~200만원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1만8000~2만4000마일을 추가로 쌓을 수 있습니다. 꾸준히 이 카드만 사용한다 하더라도 만기도래 마일리지를 고려하면 수만마일이 필요한 항공권 구매를 위해 마일리지를 모으는 건 쉽지 않죠.

이 때문에 무조건 높은 교환가치만 기다리는 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적립한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임박했다면 1마일당 교환가치가 다소 낮더라도 생활용품이나 부가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편이 아예 소멸시키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 항공사들이 소액 마일리지 사용처를 꾸준히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사용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캐시 앤 마일즈'를 통해 최소 500마일부터 세금·유류할증료를 제외한 항공운임의 최대 30%까지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별도로 배정된 보너스 좌석을 확보할 필요 없이 일반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 보너스 항공권을 살 만큼 마일리지가 충분하지 않거나 유효기간 만료가 가까운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대안이죠.

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 보전'만 보면 안 된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다면 사용 시점을 조금 더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17일 통합하더라도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최대 10년간 별도로 보유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경우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전날인 12월16일 오후 11시59분 항공동맹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합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이용한 ANA, 싱가포르항공,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등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의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혜택도 종료됩니다. 

통합 이후에도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그대로 보유하면 대한항공이 직접 운항하는 노선의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 회원사의 보너스 항공권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카이팀 제휴 혜택까지 활용하려면 보유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해야 하죠. 

따라서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 이용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쌓아온 소비자라면 단순히 '마일리지가 10년간 보전된다'는 점만 볼 것은 아닙니다. 기존 스타얼라이언스 제휴망을 통합 전에 활용할지, 아니면 스카이패스로 전환해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제휴망에서 사용할지까지 비교해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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