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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력 인프라서 활로 찾는 삼성SDI…전동화 둔화 뛰어넘을까

  • 2026.09.30(수) 06:50

계열사 삼성D 보유주식 처분으로 4.4조 유동성 확보
공급망 규제 반사익·빅테크 서버 증설 수요 폭증 겹쳐
GM 합작 지분 전량 인수…북미 ESS 50GWh로 확대

전기차 시장 침체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삼성SDI가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돌파구로 삼아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보유 자산을 매각해 마련한 조 단위 자금으로 현지 생산 거점을 재정비하는 한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통상 압박과 인공지능(AI) 서버 증설 훈풍을 지렛대 삼아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3분기 흑자 신호탄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4조389억원, 영업이익 13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2.3% 뛰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이다. 

AI 데이터센터 비상 전원 장치인 배터리 백업 유닛(BBU)과 전동공구 판매 호조로 소형 전지 부문이 수익을 내는 데다 완성차 업체의 최소 구매 수량 미달에 따른 일회성 정산금이 유입돼 자동차 배터리 부문의 손실 폭을 방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의 미국 생산 ESS용 배터리./사진=삼성SDI

시장에서는 실적 반등 기대감과 맞물려 회사가 단행한 사업 구조 개편과 현금 확보 작업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1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 추진하던 인디애나주 배터리 생산법인 시너지셀즈의 잔여 지분을 모두 넘겨받아 단독 운영 체제를 갖춘 데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보유 중이던 삼성디스플레이 주식 1308만8235주를 주당 34만원인 총 4조4500억원선에 처분, 세후로 3조3000억원 안팎의 현금 실탄을 확보했다. 

당초 완성차 전용 설비로 묶여 있던 조립 라인을 전력망용 ESS 배터리 중심으로 전환해 올해 30GWh 수준인 북미 생산능력을 2028년 50GWh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시장 변화를 반영하는 한편 GM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이 공장에서 미래 전기차 시대를 위한 양사의 공동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미국 ESS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中 빗장 친 자리에 꽂은 깃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길어지면서 삼성SDI를 포함한 국내 배터리 기업은 완성차 납품 중심에서 산업용 ESS 설비로 무게추를 옮기는 구조적 전환기를 맞았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서며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제조사들은 생산 라인을 세워두는 대신 급팽창하는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과 북미의 유휴 차량용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가동률 방어에 나서는 등 배터리 업계 전반이 비(非)전기차 수요처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외 정책 지형도 국내 기업들의 활로 모색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조성 중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말 핵심 인프라 안보를 이유로 전력망 내 중국산 장비와 부품을 배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연내 세부 시행 규정 발표를 예고한 까닭이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유틸리티 시장을 잠식했던 중국 공급망의 진입이 차단되면서 현지에서 즉각 배터리를 조달할 수 있는 한국 제조사들이 대안으로 지목된다.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있는 삼성SDI 공장 전경./사진=삼성SDI

삼성SDI는 미국 현지 생산망을 전면에 내세워 정책 수혜와 전력망 수요를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미시간 팩 공장과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가동 중인 가운데 독자 거점으로 확보한 인디애나 시너지셀즈 공장에 대형 ESS 전용 배터리 라인을 집중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30GWh 안팎인 북미 전체 생산능력을 오는 2028년 50GWh까지 단계적으로 늘려 나갈 방침이다. 

현지 양산이 궤도에 오르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도 눈에 띄게 불어나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의 연간 AMPC 수령액이 지난해 2751억원에서 올해 6518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는 1조55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전문가들은 대외 환경 변화와 사업 다각화가 맞물리는 현시점을 배터리 기업의 중장기 수익성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꼽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북미 전력망 설비 확충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워싱턴발 공급망 배제 규제가 구체화되면 현지 생산 기지를 보유한 기업에 실질적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며 "차량용 수요 부진을 방어할 대체 판로를 얼마나 신속하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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