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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MS 만난 구광모…'원 LG'로 빅테크 협력 주도

  • 2026.09.30(수) 10:29

젠슨 황·나델라 등 만나 AI 협력 확대
냉각·배터리·전력·IT·로봇 등 역량 결집
단순협력 넘어 실질 사업 기회로 연결

구광모 ㈜LG 대표가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만나며 LG의 인공지능(AI) 사업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AI 생태계를 이끄는 기업들과의 협력 과정에서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LG CNS 등 계열사별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원 LG(One LG)' 전략이 실제 사업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LG 제공

구 대표는 올해 들어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직접 챙기며 그룹 차원의 AI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고경영진 회동을 갖고 피지컬 AI, AI 인프라, 모빌리티 등 AI 생태계 전반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G는 엔비디아의 AI 기술과 LG가 보유한 제조·인프라 역량을 결합해 산업 현장에 AI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8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본사에서 황 CEO와 다시 만나 로봇, AI 팩토리, 모빌리티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구체화했다.

두 차례의 만남을 거치며 협력의 무게중심도 '무엇을 함께 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실제 사업으로 구현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2.5㎿급 냉각수 분배장치(CDU)에 대한 'DSX 레디' 승인을 받았으며,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DSX 레디 파트너로 선정됐다. 냉각과 배터리·전력 등 서로 다른 계열사의 역량이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생태계 안에서 연결된 것이다.

구 대표의 글로벌 빅테크 행보는 9월 들어 MS로 이어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와 만나 최고경영진 회의를 갖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측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AI 전환(AX), 피지컬 AI 등 3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MS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대에 맞춰 LG의 냉각·전력·IT 인프라 역량을 결집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LG전자의 냉각 기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및 전력 역량, LG CNS의 IT·클라우드 역량 등 각 계열사가 가진 경쟁력을 하나의 사업 패키지로 묶는 방식이다. 단일 계열사의 제품이나 기술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그룹 차원의 통합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대응하는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구 대표가 강조해온 '원 LG'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AI 시대에는 특정 제품이나 단일 기술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그룹 내 다양한 사업 영역의 기술과 역량을 연결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AI 연산량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는 고성능 서버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력과 배터리, 냉각, IT 인프라가 동시에 필요하다. LG는 냉각·배터리·전력·IT 등 관련 사업 역량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열사 간 결합을 통한 통합 솔루션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

피지컬 AI 역시 마찬가지다.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및 로봇 기술에 LG의 제조 데이터와 로봇, 부품, 배터리,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결합하면 AI가 실제 제조·물류 현장에서 작동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다.

LG와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분야에서 레퍼런스 로봇 공동 개발과 지능형 자율 제조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구 대표의 최근 행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글로벌 빅테크 CEO와의 만남 자체보다 그 이후의 실행 속도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이후 LG전자의 대용량 CDU가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규격 승인을 받고, LG에너지솔루션의 BESS가 DSX 레디 생태계에 합류하는 등 계열사 차원의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뒤따르고 있다.

MS와의 협력 역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공급 기회뿐 아니라 AX와 피지컬 AI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면서 그룹 차원의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구 대표가 올해 사장단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속도와 실행'과도 연결된다. 지난 16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AI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제시하고, AI 미래 승부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사장단의 빠른 속도와 집요한 실행력을 주문했다. LG는 올해 3월 AX, 6월 위닝 R&D, 9월 투자 전략을 주제로 사장단 회의를 이어가며 AI 시대 사업 포트폴리오와 실행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가 본격화될수록 LG처럼 제조와 인프라, 소프트웨어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의 그룹 차원 대응이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구 대표의 최근 글로벌 행보는 단순히 글로벌 빅테크와의 네트워크를 넓히는 차원을 넘어선다. 엔비디아의 AI 기술, MS의 클라우드·AI 플랫폼과 LG의 하드웨어·제조·인프라·소프트웨어 역량을 연결하고, 이를 다시 계열사별 사업 성과로 전환하는 '원 LG' 실행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AI 생태계의 변화 속에서 구 대표가 직접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의 접점을 만들고, LG의 다양한 사업 역량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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