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부를 600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의 막판 변수로 주식매수청구권이 거론된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매각한다는 계획인데, 이 분할 안건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한도가 2300억원으로 책정됐다. 현대모비스 주주 중 0.6%가량만 반대해도 이번 거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29일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부를 프랑스 자동차 부품기업 OP모빌리티에 6000억원에 매각하기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2조5000억원과 흑자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알짜 사업부다. 한국과 중국, 멕시코, 체코 등 5개 지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부문을 물적분할로, 현대모비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유니투스·중국법인(MJS)·멕시코법인(MMX) 등 램프사업 자회사는 인적분할로 각각 떼어낸 뒤 OP모빌리티에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이중 '현대모비스 램프 주식회사'를 신설해 떼어내는 물적분할은 오는 11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물적분할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결의한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 지분 32.7%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총에서 물적분할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분석된다.
변수는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분할 등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이번 램프 사업부 물적분할 안건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2300억원. 현대모비스가 제시한 매수예정가격은 주당 40만8394원으로, 회사 주주 중 0.6%가량만 반대해도 이번 거래가 무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지난 30일 현대모비스 종가 38만4500원보다 6.21%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번 매각이 장기적으로 회사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하는 주주는 주식을 보유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는 시세보다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는 임시주총 전까지 서면으로 반대의사를 통지할 수 있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주식매수청권 한도는 낮은 편이다. 2018년 현대모비스가 핵심부품 사업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부문의 인적분할을 추진할 때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2조원이었다.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주당 가격은 23만3429원으로, 8%가량의 주주가 반대하면 무산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과 비교하면 이번 램프 사업부 매각은 주주가 조금이라도 반대하면 이번 계약을 접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시가총액의 0.6% 수준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설정한 것은 업계의 평균 수준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제동이 걸린 사례도 있다. 지난 2014년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도 11월 임시주주총 전까지 주가 흐름이 이번 램프 사업부 매각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램프 사업부 매각으로 미래 전략사업 투자재원 6000억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회사 측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위해 필요한 사업 체질 강화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