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사 장금상선이 한진그룹의 종합물류 계열사인 한진 지분 5.58%를 인수했다. 장금상선은 한진 지분 매입 목적이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다. 다만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민감한 시기'에 장금상선이 한진 지분을 매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일 장금상선은 한진 86만6413주(5.58%)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했다.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공시해야 하는 '5% 룰'에 따라서다.
장금상선은 지난달까지 한진 주식 76만3855주(4.92%)를 보유하고 있었고, 지난달 28일부터 이번달 2일까지 5거래일에 걸쳐 한진 10만2558주를 15억원에 장내매수하며 지분 5%를 넘겼다. 지난 6일 한진 주가 기준으로 장금상선이 보유한 한진 주식 가치는 138억원이 넘는 것으로 계산된다.
장금상선은 한진 주식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투자'라고 공시했다.
장금상선은 비상장사로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짜 해운사다. 실적도 한진보다 더 크다. 지난해 장금상선 연결기준 매출은 3조7249억원, 영업이익은 6162억원에 이른다. 반면 작년 한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649억원, 1122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을 비교하면 장금상선(16.5%)이 한진(3.7%)을 압도한다.
장금상선은 한진의 한진평택컨테이너터미널로 영업적 관계를 이어왔다. 한진평택컨테이너터미널 주주는 한진(68%), 장금상선(16.5%) 등으로 지난해 진평택컨테이너터미널 매출 362억원 중 35%가 장금상선에서 나왔다.
장금상선은 현금도 넉넉하다. 작년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 1조5272억원, 현금및현금성자산 5621억원 등 현금성 자산이 2조원이 넘는다. 앞으로 의지만 있다면 한진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장금상선은 지난 2021년 워크아웃 중인 흥아해운을 1020억원에 인수해 정상화하며, 인수합병(M&A)에도 성공한 적이 있다.
한진 지배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지난 6월 기준 한진 지분은 △한진칼 29.64% △정석인하학원 3.06% △조현민 한진 사장 0.26%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0.03% 등 특수관계인이 33.08%를 보유하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한 지분 4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경영권을 위협받는 수준은 아니다.
한진과 달리 한진칼은 '예상치 못한 주주'의 등장으로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호반그룹이 지난 2022년부터 사 모은 한진칼 지분은 20.15%에 이른다. 이는 조원태 회장(5.78%)과 조현민 사장(5.73%) 등 한진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0.5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한국산업은행이 한진칼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고, 델타항공(14.9%)과 LX판토스(3.83%) 등도 우호지분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호반의 지분 매입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한진에서도 예기치 못한 주주가 등장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은 원양 선박 위주의 부산 신항에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는데 장금상선은 근해 중심의 부산 북항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산 항구 터미널 사업 쪽으로는 연결이 되지 않지만 평택 터미널 영업 관계는 이어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