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생활가전과 전장 등 주력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한 데다 기업간거래(B2B)와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진 결과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LG전자는 7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23조8270억원, 영업이익 7818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9%, 13.5% 증가한 수치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71조3807억원, 영업이익은 4조34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55.9%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이 70조원을 넘고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최대 실적 경신 가능성도 커졌다. 종전 최대 영업이익은 2021년 4조580억원이다. 올해는 3분기까지 이미 이 수치의 99.4%를 채웠다. 신기록까지 남은 금액은 234억원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4조7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해 왔다.
다만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매출 24조2150억원, 영업이익 1조301억원이었다. 실제 매출은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24%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연결 자회사 LG이노텍의 실적 둔화와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 시기에 매입한 원재료가 3분기 제품 원가에 반영된 점도 LG이노텍의 수익성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본업의 흐름은 견조했다. 생활가전과 전장 등 주력 사업은 3분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생활가전(HS)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과 대중형 제품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에 가전 구독·온라인·B2B 판매가 더해지며 외형을 키웠다. 제조와 물류 효율을 높인 것도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탰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은 올레드(OLED) 등 프리미엄 TV 판매와 신흥시장 매출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한편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하면서 흑자 기조도 이어갔다.
전장(VS) 사업은 쌓아둔 수주가 매출로 꾸준히 전환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B2B 분야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사우스와 B2B 사업 전반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 기업 고객 대상 사업 비중을 꾸준히 높여 왔다. 원가구조 개선과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효과도 물류비와 재료비 상승분을 일부 상쇄했다.
냉난방공조(ES) 사업은 해외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매출 규모를 유지했다. 다만 신규 생산능력 확보와 신사업 인력 충원 등 선제 투자가 늘면서 수익성은 다소 낮아졌다.
신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보틱스에 쏠린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은 연말까지 약 3조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 사업과 달리 수주 후 7~9개월 안에 매출 인식이 가능해 내년부터는 기존 물량의 매출 전환과 신규 수주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랭식 칠러뿐 아니라 액체냉각용 CDU에서도 고객사 인증 품목을 늘리고 있어 추가 수주 기대도 나온다.
로보틱스는 내년부터 상업화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LG전자는 서울 양재 데이터팩토리에 약 200대의 클로이드 로봇을 투입해 생산라인의 비정형·반복 작업을 중심으로 학습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미국 생산거점에 순차적으로 투입,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의 외부 판매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예상치다. LG전자는 이달 말 열리는 실적설명회에서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