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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00조' 고지도 넘었다…메모리 초호황에 기록도 초격차

  • 2026.10.08(목) 09:16

3Q 영업익 107.4조…국내 기업 최초 100조 돌파
4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영업이익률 55.1%
D램·낸드 가격 급등에 HBM4 출하 확대 가세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치솟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까지 확대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사업의 부진에도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이 전사 실적을 끌어올렸다.

끝 모를 반도체 질주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6.6%, 영업이익은 782.5% 각각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13.7%, 20.0%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국내 기업이 한 분기에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기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2022년 2분기 약 11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사례가 있지만 테크 기업 가운데서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시장 기대치도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6조29억원으로 실제 실적은 이를 1조3971억원(1.3%) 상회했다. 다만 매출은 시장 전망치인 200조2847억원에 못 미쳤다.

삼성전자의 실적 신기록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1000억원으로 당시 최고 기록을 세운 뒤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 2분기 89조5000억원에 이어 3분기까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만 지난해 연간 실적(43조6011억원)의 약 2.5배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500조3700억원, 영업이익은 254조1300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실적의 5.8배에 달한다.

수익성도 한층 높아졌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55.1%로 직전 분기(52.2%)보다 2.9%포인트(p) 상승했다. 매출 100원당 55원 이상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것이다. 올해 들어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가 붙었다.

이번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다. 잠정 실적에서는 사업부별 성적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DS부문이 전사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사업에서만 전사 영업이익을 웃도는 이익을 거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급등이 주효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서버용 고용량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반면 주요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HBM 등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은 더욱 빠듯해졌다.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맞물려 가격이 뛰었고 이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인 DDR4 8Gb 평균 가격은 지난 3월 13달러에서 9월 26달러로 2배 올랐다. 같은 기간 낸드 128Gb 가격도 17.73달러에서 30.61달러로 72.6%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폭넓은 제품군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가격 상승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HBM뿐 아니라 서버·PC·스마트폰용 D램과 낸드까지 전방위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익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DX·파운드리 적자는 숙제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낸드는 15~2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HBM 증산에 생산능력이 집중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세대 HBM인 HBM4의 출하 확대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인 HBM4의 양산과 공급을 늘리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HBM4는 6세대 10나노급(1c) D램과 4나노 베이스다이를 결합한 제품이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기술을 모두 갖춘 삼성전자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3분기 HBM4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3배 이상 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HBM4는 출하량과 고객사 공급이 확대되는 내년부터 이익 기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과 달리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메모리 가격 상승이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는 오히려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DX부문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의 적자는 1조5000억원 안팎, TV·생활가전 사업의 손실은 약 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은 반도체 등 주요 부품 가격이 올랐지만 이를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 TV와 가전 역시 원가 상승에 글로벌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진단된다.

비메모리 반도체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의 합산 손실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첨단 공정 수요 증가와 가동률 개선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가동 관련 비용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북미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약 1조원, 전장·오디오 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은 2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실적이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부담과 성과급 관련 비용 요인 속에서 나온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실제 충당금 반영 규모와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확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부별 실적과 향후 경영 전망을 공개할 방침이다. 메모리 초호황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파운드리 적자를 줄이고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이 남은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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