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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등장한 '레이저 무기'…K-방산 또다른 주인공 될까

  • 2026.10.11(일) 15:00

[테크따라잡기]
주목받는 드론…'더 싸게' 요격하기 위한 '레이저' 등장
우리나라도 '천광' 운용…새로운 K-방산 역군 될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해 세계 전장의 양상이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졌죠. 드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입니다. 기존에도 정찰과 정밀타격에 드론이 사용됐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드론이 보조 수단을 넘어 전장의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방산업계에서도 이러한 드론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체계의 개발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는 영화에서나 보던 특별한 무기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레이저입니다. 총알도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고 하늘을 날던 드론을 격추하는 모습이 공개된 거죠. 당시 투입된 표적 드론 4대 가운데 2대가 실제 레이저로 격추됐습니다. 

이날 등장한 무기의 정체는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天光)'입니다. 2024년 12월부터 전력화된 무기로 강력한 빛을 이용해 적의 드론과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장비입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했던 레이저 무기가 현실에 등장한 셈이죠. 영화나 게임 속에서나 있을 법했던 레이저 무기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걸까요? 또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던 레이저 무기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빛으로 어떻게 드론을 떨어뜨릴까

레이저는 특정한 파장의 빛을 증폭시켜 한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기술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손전등도 빛을 내지만 레이저는 조금 다릅니다. 빛의 방향과 파장을 정밀하게 제어해 에너지를 좁은 영역에 집중시키는 게 핵심이죠. 초속 약 30만㎞에 달하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표적을 탐지하고 조준한 뒤 레이저를 발사하면 사실상 즉시 표적에 도달합니다.

이러한 특성에 '열'이라는 요소를 더해 레이저 무기체계가 탄생합니다. 고출력 레이저를 표적의 특정 부위에 집중시키면 레이저 에너지가 표면에 흡수되면서 해당 부위의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원리입니다. 레이저 무기의 타격을 받은 드론은 기체 구조물이나 내부 부품이 녹거나 타면서 손상되고 정상적인 비행을 지속하기 어려워집니다. 영화 속에서 레이저 무기에 맞은 물체가 뜨겁게 달아오르거나 불타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도 이러한 원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레이저를 표적에 맞히기만 한다고 해서 곧바로 드론이 파괴되는 것은 아닙니다. 표적에 도달하는 시간은 매우 짧지만 표적을 무력화하기 위해 열에너지를 축적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충분한 열에너지가 쌓여 부품이 손상될 때까지 일정 시간 레이저를 집중시켜야 합니다. 

레이저 무기의 이 같은 특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 수백 대가 전장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기존 대공미사일이나 포탄만으로 대응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수백만원짜리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대공미사일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는 거죠.

반면 레이저 무기는 발사 비용이 매우 저렴합니다. 천광의 경우 1회 발사 비용이 약 20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죠. 물론 이는 장비 도입과 유지보수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기존 대공미사일과 비교하면 상당한 경제적 이점이 있습니다.

충분한 전력과 냉각 능력만 확보된다면 별도의 탄약 보급 없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게다가 레이저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이나 포탄과 달리 표적까지 발사체가 날아가는 시간이 사실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폭발성 탄두를 사용하지 않아 폭발에 따른 부수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저가형 드론을 활용한 공격이 장시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용한 방공무기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비 내리면 힘 빠지는 레이저

레이저 무기가 경제성과 속도, 정밀도 등에서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치명적인 약점도 있습니다. 바로 날씨입니다. 레이저는 기본적으로 빛이기 때문에 표적에 도달하기까지 대기를 통과해야 합니다. 맑은 날씨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손실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지만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짙게 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대기 중의 물방울이나 먼지 입자가 레이저를 흡수하거나 산란시키기 때문입니다. 레이저가 공기 중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손실되면 표적에 도달하는 에너지 역시 줄어듭니다. 표적을 격추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유효 사거리가 짧아질 수 있다는 거죠. 특히 짙은 안개처럼 대기 중에 미세한 물방울이 다량 분포하는 상황에서는 성능 저하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비가오면 무용지물일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레이저 자체의 출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대기 환경에 따른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레이저의 정밀도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더 강력한 빛을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인 셈이죠.

다수의 드론이 동시에 공격해 오는 상황에서도 한계가 있습니다. 레이저는 표적에 도달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이를 파괴하려면 일정 시간 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레이저 빔으로 특정 표적을 공격하는 동안에는 다른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기 어렵습니다.

이 외에도 레이저는 기본적으로 직선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장애물 뒤에 숨어 있거나 직접 보이지 않는 표적을 공격하기 어렵습니다. 충분한 전력을 공급해야 하고 장시간 운용에 따른 발열을 관리하기 위한 냉각장치도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레이저 무기가 기존 대공미사일과 기관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날씨가 좋고 소형 드론을 상대할 때는 레이저를 활용하고, 레이저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기존 방공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상호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K방산 또 다른 주인공 될까

방산업계에서는 레이저 무기가 K방산의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저가 드론에 대응할 수 있는 방공체계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주요 방산국들도 레이저 무기 개발과 전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의 개발에 참여한 한화시스템 역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 'WDS 2026'에서는 천광 블록-I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국내에서 이미 전력화한 장비라는 점과 저렴한 발사 비용 등을 앞세워 해외 방공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올해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발진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금액 기준 국산화율을 기존 76%에서 90%까지 높였다는 점입니다. 레이저발진기는 무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동시에 해외 기술과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핵심 부품을 도입할 경우 제3국 수출 과정에서 해당 국가의 수출통제 규정이나 부품 공급 제한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국산화하면 이러한 제약을 줄이고 수출 대상국의 요구에 맞춰 성능을 개량하거나 부품을 공급하기도 수월해질 수 있습니는거죠. 

글로벌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과제입니다. 이스라엘은 고출력 레이저 방공체계인 '아이언빔'의 전력화를 추진해 왔고 영국도 '드래곤파이어'를 2027년부터 해군 함정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천광 역시 현재 확보한 소형 드론 요격 능력을 넘어 출력과 운용 범위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군도 이러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속 무기체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향후 천광 블록-II 개발 등을 통해 출력과 정밀도를 높이고 장비의 소형·경량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레이저 무기를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성능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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