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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NH올원리츠와 SM상선의 엇갈린 운명

  • 2021.11.11(목) 10:35

NH올원리츠, 10조원 모으며 흥행 성공
SM상선은 수요예측 이후 일정 연기해

2021년 증시 새내기를 꿈꾸던 NH올원리츠와 SM상선의 행보가 180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같은 날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청약을 마무리하고 사이좋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는데요. 앞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계기로 운명이 달라졌습니다. NH올원리츠가 수요예측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면서 상장을 향한 발걸음을 서두른 반면 SM상선은 기관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상장 일정을 '올 스톱'한 것이죠.

두 기업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은 '불안한 시장 상황'입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안정성이 더욱 빛을 발하는 리츠가 각광을 받으면서 NH올원리츠가 흥행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으로 불안정한 국내외 증시 상황에다 해운업황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SM상선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겁니다. 

상반된 기관 수요예측

NH올원리츠는 지난 3~5일 사흘간 진행한 일반 공모청약에서 453.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940만주 모집에 총 42억6275만1520주 신청이 들어오면서 역대급 성적을 냈죠. NH올원리츠의 공모청약 경쟁률은 지난 9월 SK리츠가 기록한 552.01대 1에 이어 상장 리츠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공모청약에서도 10조6568억7880만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으면서 SK리츠에 이어 역대 상장 리츠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공모청약 흥행은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지난달 28~29일 양일간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628.17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상장한 리츠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경쟁률과 증거금 등 일반 공모청약과 관련한 통계를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는 SK리츠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처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흥행 기대감을 키운 NH올원리츠과 상반되게 SM상선은 기관 수요예측 이후 갑작스럽게 모든 상장 일정을 중단했습니다.

SM상선은 당초 지난 1~2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4~5일 공모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수요예측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3일 상장 철회 공시를 냈습니다.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때 200대 1까지 오르기도 했던 수요예측 경쟁률은 이후 참여 철회가 속출하면서 두 자릿수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M상선은 당초 이번 상장을 통해 6092억~8461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기대했지만 수요예측에서 참여를 철회하지 않은 기관들도 대부분 희망가격 밴드(1만8000~2만5000원)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상장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NH올원리츠, 변동장을 기회로

NH올원리츠와 SM상선의 운명을 가른 결정타는 '시황'입니다. 지난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코스피는 올 6월 3300선을 돌파하며 고점을 찍은 뒤 하반기 들어서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선 3000선도 무너져 2900선까지 밀린 상태죠. 

이런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NH올원리츠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리츠는 배당을 통해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죠. 최근 들어 상장 리츠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NH올원리츠의 예상 배당 수익률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7%에 이릅니다. 증시 상황에 관계 없이 투자자들이 최소 연 7%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NH올원리츠는 6월과 12월 결산을 통해 연 2회 배당 지급에 나설 예정입니다.

올 들어 상장한 리츠들의 호실적도 NH올원리츠의 인기를 이끈 요인 중 하나입니다. 올해 가장 먼저 상장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 8월27일 거래를 시작해 약 두달 반이 지난 10일 539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주가 상승률은 8.4%로 얼핏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격 변동 폭이 작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리츠의 특성을 감안하면 우수한 성적입니다.

최근 상장한 SK리츠의 성적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SK리츠는 지난 9월14일 상장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면서 10일 현재 공모가 대비 1270원 오른 632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25%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인데요. 앞서 언급한 리츠의 특성을 생각하면 수익률은 더 돋보입니다.

SM상선, 해운업 '피크아웃' 우려에 눈물

반면 SM상선은 불안정한 증시 상황과 해운업계 전반에 대한 시장의 우려 속에 눈물을 삼켰습니다. 회사 스스로도 수요예측 실패의 배경으로 해운업계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와 공모주 시장 수요 감소, 국내외 증시 불안정성 등을 꼽았습니다.

해운업계를 둘러싼 우려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상황입니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연일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연초 2.0 수준이었던 글로벌 해운업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1.5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해운업계의 호황이 곧 끝날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는 얘기죠.

국내에서 유일하게 SM상선과 직접적 비교가 가능한 해운업계의 대표주자 HMM의 주가가 통 힘을 못 쓰고 있는 점도 증시 입성을 노리는 SM상선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HMM은 10일 2만67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가량 떨어진 상태입니다. 특히 지난 9월 말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죠.

앞서 언급한 해운업계에 대한 우려에 대규모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 이슈가 더해져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에서는 HMM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업가치가 쪼그라든 점이 SM상선의 공모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이클이 긴 해운업의 특성상 업황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은 SM상선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SM상선 측은 "국내 해운주가 저평가 받고 있는 탓에 급하게 상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일정을 연기했다"고 밝혔습니다만 해운업계에 대한 우려와 해운주의 저평가가 국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SM상선의 향후 기업공개(IPO) 일정도 험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SM상선이 이 같은 우려를 깨고 상장 심사 통과 후 6개월 후인 내년 3월 전에 다시 상장을 시도할 수 있을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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