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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캐스팅보터 국민연금, 최윤범 회장에 '기권표'로 문제제기

  • 2026.03.20(금) 11:15

수탁자책임위, 최윤범 회장 연임안에 '미행사' 결정
美 합작사측 1명과 영풍·MBK측 3명 후보에만 찬성
고려아연 "의결권 방향 존중...성장 모멘텀 삼겠다"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최 회장에게 기업 가치 훼손이나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보고 재선임에 표를 행사하는 않는 '기권'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지난 19일 제5회 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이날 수책위는 최윤범 사내이사, 황덕남 사외이사(이상 고려아연 후보) 박병욱 기타비상무이사(영풍·MBK 후보) 선임에 대해 의결권 ‘미행사’를 결정했다. 또한 고려아연이 추천한 김보영 감사위원 후보와 이민호 감사위원 후보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수책위는 이들 5명의 후보에 대한 결정 사유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최윤범 회장에 대한 판단은 의미가 남다르다. 최 회장은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2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연임됐다. 당시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지 않았다. 2024년 9월 본격 시작한 경영권 분쟁 이후 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올라온건 이번이 주총이 처음이다.

이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최 회장 연임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간 일반공모 유상증자 논란, 상호출자에 의한 의결권 제한 등 일련의 경영권 방어 과정이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시장의 문제 제기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서는 집중투표제로 행사할 의결권을 주주제안자별로 절반씩 나눠 행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미국제련소 사업파트너인 크루서블JV(Crucible 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Walter Field McLallen) 후보와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최연석, 최병일, 이선숙 후보에게 표를 50%씩 배분한다.

표면적으로는 양측 후보를 두루 고려한 절충안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고려아연 측의 부담을 키우는 결정이다. 영풍·MBK 측 후보들이 국민연금 표를 일부 나눠 받게 되면서, 고려아연 측으로서는 의결권을 분산하기보다 최 회장과 우호 후보 방어에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반면 국민연금의 표를 받은 영풍·MBK 측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미 의결권 우위를 점한 영풍·MBK가 자사 후보들에게 표를 집중할 경우 국민연금의 표 배분까지 더해져 최소 3인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캐스팅보트로 꼽혔던 국민연금의 표심이 사실상 정리되면서, 남은 승부처는 국내외 나머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으로 옮겨가게 됐다.

고려아연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전략적 의결권 행사 방향을 존중하며, 여러 위원들의 의견과 다양한 함의를 가진 결과를 고려아연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모멘텀으로 삼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영풍· MBK파트너스는 "연금의 결정은 실질적으로는 최윤범 회장에 대해 명확한 신뢰를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현 경영진의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거나 사실상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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