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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더 늘었다..."주가 낮아야 승계 유리하단 공식 없애야"

  • 2026.07.21(화) 15:36

PBR 1배 미만 기업 1년전 567곳→현재 597곳
주가 낮을수록 승계비용 줄어드는 구조 지목
정부, 상속증여시 상장주식 평가방식 개선 추진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가누르기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코스피가 지난 1년간 두 배 넘게 상승했지만,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와 시장 평균 PBR을 끌어올렸을 뿐 다수 상장사의 구조적인 저평가는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낮은 주가가 대주주의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장주식 평가 방식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저PBR 기업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주가를 낮게 유지할 유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가누르기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지난 1년간 지수 상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결과라기보다 반도체 특수에 따른 착시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VIP자산운용 집계 결과 코스피는 지난해 7월 3186에서 이날 오전 기준 6821로 두배 상승했다. 코스피 평균 PBR도 같은 기간 1.07배에서 1.95배로 83% 높아졌다.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 중 PBR 1배 미만 기업은 567곳에서 597곳으로 늘었다. 집계 대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7.4%에서 72.0%로 확대됐다. 지수는 급등했지만 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은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개별 기업의 저평가가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로 상속·증여세 평가 구조를 지목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상장주식 가액을 상속·증여일 전후 각 2개월 동안의 평균주가로 평가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최대주주의 승계 비용도 줄어드는 구조다.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가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기업설명회(IR) 등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정 기업이 승계 목적으로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 대표는 행위를 사후 처벌하기보다 주가를 낮게 유지할 경제적 유인부터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증여 대상 상장주식의 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지 않도록 평가 하한을 설정하는 방안이다.

김 대표는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사람을 비난하는 법이 아니라 그 유인을 없애는 법"이라며 "개별 기업을 탓하는 방식이 아닌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같은 방향을 보도록 만드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가누르기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가 열렸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낮은 PBR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아 시장에서 할인받는 기업과 승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인 기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 법의 목표는 낮은 주가를 처벌하거나 주가를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상속이나 증여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센티브를 없애자는 취지"라며 "상속·증여세법뿐 아니라 거래소 규정과 기업가치 제고 공시, M&A 제도 등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상속·증여 시 상장주식 평가 방식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장주식에 대한 과세 평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평가 기준은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담길 예정이다. 국회에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이날 토론에서 김만기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 사무관은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PBR이 낮은 기업만 주가를 낮게 유지할 유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PBR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주식에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시장 신뢰와 실무상 어려움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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