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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부진했던 IPO…하반기 회복 변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 2026.07.23(목) 10:25

상반기 신규 상장 17곳·공모금액 1조1000억원 그쳐
6월말 평균 수익률 -14.1%…17곳 중 13곳 공모가 하회
중복상장 규제 변수… 신영 "대어급 IPO 재개 가능성"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상장 기업 수와 공모금액 모두 급감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반기에는 심사청구 기업이 늘고 중복상장 가이드라인도 마련되면서 회복 기대가 나온다. 실제 반등 여부는 새 기준을 적용한 기업이 시장에 얼마나 순조롭게 안착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코스피는 케이뱅크 1곳…코스닥 종목 수 53% 감소

23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기업은 1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3% 감소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공모금액도 48.7% 줄어든 1조1000억원에 그쳤다. 2023년 상반기 1조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케이뱅크 1곳만 상장했다. 공모금액은 49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기업 4곳이 상장한 것과는 비교된다.

중복상장 논란으로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 절차가 잇달아 중단된 영향이 컸다. LS그룹 계열 에식스솔루션즈와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네오를 비롯해 상장을 준비하던 그룹 계열사들이 절차를 멈추면서 대어급 공모주가 줄었다.

코스닥시장에는 작년보다 53% 줄어든 16개 기업이 상장했다. 다만 공모금액은 6348억원으로 1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채비와 스트라드비젼, 덕양에너젠 등 공모 규모가 비교적 큰 기업들이 시장에 입성하면서 상장 기업 수보다 공모금액 감소 폭이 작았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IPO 시장 부진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와 수요예측 참여 자격 강화 등을 담은 IPO 제도 개선 방안이 본격 시행되며 시장이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다"면서 "대어급 종목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복상장 이슈와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도 상장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상장 첫날 뜨거웠지만…이후 수익률 '뚝'

상반기 새내기주의 상장 초기 성과는 강했다. 17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178.7%였다. 이 가운데 12개 기업은 공모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를 시작했다. 액스비스와 아이엠바이오로직스, 폴레드, 마키나락스 등이 시초가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한 기업은 스트라드비젼이 유일했다. 스트라드비젼은 공모가 1만2000원을 밑도는 가격에 출발한 뒤 상장 첫날 72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하락률은 40%였다.

다만 새내기주의 상장 열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상반기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6월 말 평균 수익률은 -14.1%였다. 17개 종목 중 13개가 공모가를 밑돌았고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7%였다. 이에 비해 공모가를 웃돈 4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1%였다.

오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수급이 일부 반도체 밸류체인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손익 구조가 취약한 코스닥 새내기주에 대한 투자자의 평가가 더욱 인색해졌다"며 "상장일 시초가 수익률이 가장 높고 시간이 흐를수록 성과가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하반기 변수

신영증권은 올해 IPO 시장에서 64~68개 기업이 상장하고 공모금액은 3조4000억~3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부진으로 기존 전망은 낮췄지만 하반기에는 다수의 심사청구·심사승인 기업이 대기하고 있어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대어급 기업의 IPO 재개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았다. 가이드라인은 중복상장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이다.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대기업 계열사 상장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지만, 덕산하이메탈 자회사 덕산넵코어스와 다산네트웍스 자회사 디티에스 등이 새 기준에 맞춰 상장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연구원은 "이들 기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입성한다면 상장을 고민 중인 일부 대어급 종목도 다시 상장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망치를 훨씬 뛰어넘는 공모금액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새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시장이 기준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기업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실적 부풀리기 등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정부도 IPO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는 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공모주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한정된 물량에 수요가 몰리면서 시장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평가된 공모주가 등장한 뒤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IPO 과정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IPO 시장 관련 제도 개선과 후속 조치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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