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보완대책이 개인투자자에게 집중되면서 외국인투자자와의 차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거래량의 과반 이상인 60% 수준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량은 투자자별로 개인 40%, 외국인 40%, 기관 20%로 나타난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개인보다 외국인이 조금 더 높은 비중을 보였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상장 이후 지난 29일까지 197조9620억원, 166조8600만좌(매수매도 합산)가 거래됐다. 이 중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비중은 매수거래에서 38%, 매도거래에서 35%를 차지했고, 외국인은 매수거래와 매도거래에서 모두 38%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매수거래에서 23%, 매도거래에서 27% 비중을 보였다.
최근 한 달 간의 거래흐름도 비슷했다. 지난달 29일부터 한 달간 이 종목 거래대금 중 개인은 매수에서 41%, 매도에서 39%를 차지했고,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 모두 40% 비중을 보였다. 기관은 매수 19%, 매도 21% 비중이다.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를 제외하면 개인과 외국인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량을 양분하고 있는 셈인데, 당국의 정책은 개인에 집중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대책에선 기본예탁금 상향과 대용증권을 예탁금에 포함하지 않는 방안, 그리고 투자자교육 강화방안이 나왔지만 모두 개인투자자만 적용하는 규제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국인은 전문투자자로 구분, 예탁금 규제와 투자자의무교육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변동성 주범 의심받는 외국인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레버리지 상품을 통한 변동성 확대의 원인 제공자로도 지목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상당수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를 위해 DMA(Direct Market Access)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DMA는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HTS, MTS)을 거치지 않고 투자자가 증권사 데이터센터에서 직접 거래소에 주문을 전송해 매매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주문거래보다 마이크로초 단위의 빠른 속도로 거래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매매를 하는 외국계 초단타 트레이더들이 초고빈도매매(HFT)를 위해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최근 60일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전체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거래됐는데 DMA 서비스 영향으로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브로커리지 실적이 급등하는 효과가 일어나기도 했다.
iM증권과 SK증권, 다올투자증권의 한국금융지주 2분기 실적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DMA 서비스를 통해 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대금이 급증했고, 이에 따라 수수료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손익을 지난해보다 245.5% 증가한 3705억원으로 전망하면서 "5월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DMA 중심으로 레버리지 관련 거래대금 상당부분을 흡수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5월 이후 DMA 서비스 통해 외국인 중심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크게 상승하며 한국투자증권의 수수료 이익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투자자의 DMA 거래는 과거에도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9년 메릴린치증권 DMA를 통해 초단타매매를 한 시타델증권을 조사했고, 알고리즘거래로 시장질서를 교란했다며 11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호가 쏟아내 가격 주무르는 초단타, 과다호가부담금이 해결할까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한 외국인 직접 규제방안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DMA 서비스를 통한 초단타매매가 법률상 문제되지 않고, 외국인 규제시 한국 증시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도 크다. 특히 MSCI 선진국지수 진입을 노리는 한국증시에선 외국인 규제가 더욱 조심스럽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29일 긴급시장상황점검회의를 통해 내 놓은 '거래비용부담 증가'가 그나마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금융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과도하게 거래하는 투자자에 대한 거래비용 부담을 증가시켜 거래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호가를 높은 빈도로 내면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과다호가부담금'을 높이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업계 논의를 거쳐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MA 매매는 개인투자자나 운용사가 하는 영역이 아니고 외국인의 영역"이라며 "외국인들이 체결되지 않는 호가를 무수하게 내면서 가격왜곡을 만들어 차익을 챙기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과다호가부담금은 직접적으로 외국인을 타깃으로 하지 않으면서 거래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