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계좌 내 안전자산 비중 30% 유지 규정을 개선해야한다는 입장을 내 놨다. 최근 정부가 퇴직연금 내 위험자산 한도 완화를 검토한 가운데 업계에서 나온 첫 공식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CEO)은 12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퇴직연금 내 안전자산 비중 30% 룰과 관련해 "도입 후 20년이 지났고, 퇴직연금 고객의 투자기회를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며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고 전제하며 "현재 코스피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6배 이하로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시장 중 하나며, 이러한 밸류에이션과 함께 554조원을 넘어서는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한국 자산관리 시장은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증시 성장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노후자금을 불려야할 퇴직연금에 안전자산을 30% 이상 보유하도록 의무화 하는 규정은 투자자의 기회를 제약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현실적으로 30%룰의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고 보고 있다. 운영초기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타겟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하거나 안전자산으로 구분되는 채권혼합상품 등으로 안전자산 30%를 채우는 경우 실제 위험자산 비중이 현행 규정으로도 85% 이상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채권혼합 상품 등으로 룰이 무너져 있고, 기본적으로 투자자는 스스로 자산배분을 할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투자자를 무시하는 규정"이라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계약형 퇴직연금 개편방안을 논의하면서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내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현행 70%에서 10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논란과 반도체 중심의 위험자산 투자 쏠림에 시장이 몸살을 앓으면서 해당 논의 자체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줄이고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논의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금사업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퇴직연금에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구분해 투자를 규제하는 곳은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 부분 개선을 검토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논의 자체를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달 22일 성명서를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와 수익률 제고라는 명목으로 노동자의 노후자산인 퇴직연금을 시장 변동성과 투기적 위험에 빠뜨리려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정책"이라며 "퇴직연금 위험자산 확대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고객 연금자산은 상반기 기준 80조8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25.6%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선 단연 1위의 자산규모이며,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계 전체적으로도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