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급락한 국내 반도체주가 업황의 구조적 강세와 주주환원 확대에 힘입어 반등할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장기계약(LTA) 확산으로 실적 변동성이 낮아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견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6월 말 이후 한국 반도체가 경험한 과격한 주가 하락은 사이클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하락이었다"며 "향후 주가 정상화를 이끌 긍정적 변화가 다량 표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각각 56만원과 320만원으로 유지했다.
주가 반등의 주요 동력으로는 장기계약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가 꼽혔다. 류 연구원은 주요 클라우드 업체와의 장기계약은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추정했다. 나아가 향후 오픈AI·앤트로픽 등 인공지능(AI) 업체와 자동차, 세트 업체 등으로 계약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장기계약에 포함된 사전 계약 연장 옵션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계약 갱신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객 수요 변화를 기반으로 보다 선제적이고 유연한 생산능력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약 파기 위험도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봤다. 장기계약 과정에서 전체 계약 규모의 20% 이상을 선수금으로 받고 있어 계약이 취소되더라도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클라우드 업체와의 계약에는 가격 상한선과 하한선이 함께 설정돼 장기계약이 반도체 가격과 수익성의 상단을 크게 제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재무 목표 초과 달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르면 8~9월 일부 재원을 조기 환원한 뒤 내년 추가 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특별배당 등이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 연구원은 "재무 목표의 초과 달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주주환원액은 각각 150조원 이상, 80조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면서도 "주주환원 강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장기계약에 기반한 안정적인 이익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설비투자(Capex) 규율에 대한 명확한 의지 표명까지 동반될 경우 중장기 사이클에 대한 시장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불거진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HBM 사양 하향 가능성도 HBM 시장 성장 둔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2.5D 패키징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내년 AI 가속기 출하 전망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HBM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사양 조정이 검토되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2027년 HBM의 총잠재시장(TAM) 전망에도 큰 변화가 없다고 봤다.
류 연구원은 "내년 HBM의 평균판매가격(ASP)과 출하량 모두 기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엔비디아뿐 아니라 비(非)엔비디아 진영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성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