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및 자동차 내장재 제조기업 제이엠아이는 코스닥과 역사를 사실상 같이했다. 1996년 코스닥이 개장한 지 1년 만인 1997년 상장했고, 부침을 겪으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상장 30년차인 올해 '동전주'라는 이유로 코스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제이엠아이는 주식병합 결정으로 급한 불부터 끄려고 하지만, 지금 주가로는 내년부터 강화되는 시가총액 관련 상장폐지 기준을 맞추기도 힘겨운 상황이다.
주식병합으로 발등의 불 꺼도 내년엔 시총이 발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엠아이는 다음달 18일 주주총회를 열어 주식 5주를 1주로 병합하면서 1주당 액면가를 1000원에서 5000원으로 바꾸는 안건을 상정한다. 앞서 제이엠아이는 거래소가 12일 지정한 ‘1000원 미만 주식 관리종목’, 이른바 동전주 퇴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5월14일부터 제이엠아이 주가가 계속 1000원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강화방안에 따라 7월1일부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상장사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해당 기업이 관리종목 지정 후에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을 못 넘기면 상장폐지다.
제이엠아이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12일 이사회를 열어 주식병합을 의결했다. 이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제이엠아이 주식은 10월19일부터 11월9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10월19일은 관리종목 지정 날짜인 8월12일로부터 41거래일 뒤다. 즉 제이엠아이 주가가 계속 1000원을 밑돌아도 42거래일째인 10월19일 매매 정지되기 때문에 ‘45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라는 상장폐지 조건을 피할 수 있다.
이후 신주가 상장하는 11월10일 기준가는 거래정지 직전일(10월16일) 종가의 5배다. 즉 제이엠아이 주가가 10월16일까지 800원대를 유지한다면, 신주 상장시 주가는 4000원대로 오르면서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미만’이라는 상장폐지 조건에서 역시 벗어난다.
그러나 제이엠아이는 주식병합으로 ‘동전주’ 퇴출을 한동안 모면하더라도 당장 몇개월 뒤 시총 미달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 지금은 코스닥 상장사 시총이 7월1일부터 30거래일 연속으로 200억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200억원을 밑돌면 상장폐지한다. 내년 첫 거래일인 1월4일부터는 시총 기준이 300억원 미만으로 오른다.
제이엠아이 시총은 18일 260억원에 머물렀다. 주식병합을 해도 시총은 그대로다. 이 상태로 내년 1월4일에도 300억원을 밑돌면, 30거래일째인 2월23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날부터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시총 300억원을 밑돌면 역시 상장폐지다.
현 상황에서 시총 300억원을 맞추려면 주가가 최소 15% 이상 올라야 한다. 주가 변동폭을 고려하면 사실상 20~30%는 올라야 안심이다.
문제는 주식병합 이후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월12일부터 7월15일까지 주식병합을 결정하고 신주를 상장한 기업 156개 중 83.3%(130개)가 신주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겪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 제도 개편 이후 추진한 주식병합은 규제 회피 목적이라는 시장의 의심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주가 부양 카드는 있나...이익결손 해소부터 추진
제이엠아이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주가를 끌어올려 시총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제이엠아이는 상반기 기준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25억원인 이익결손 상태다. 영업활동으로 거둔 이익에서 최종적으로 남은 돈보다 기존에 쌓인 손실액이 많다는 뜻이다. 제이엠아이는 4년 연속 흑자 기업이지만, 2010년대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쌓인 손실이 지금까지 남았다. 이익결손 상태에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무상증자나 배당을 실행하기도 어렵다.
이와 관련해 제이엠아이 관계자는 “내년 배당을 추진하기 위해 이익결손 보전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했다”며 “올해 2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대표이사 일가도 주식을 잇달아 사들이면서 주가 부양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엠아이는 다음달 2일 주주총회에 ‘법정적립금 및 자본잉여금 감액을 통한 결손 보전의 건’을 상정한다. 주주 동의를 얻으면 법정적립금과 자본잉여금에 속하는 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마이너스(-) 상태를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이엠아이의 상반기 말 기준 법정적립금은 7억원, 자본잉여금은 134억원 규모다. 일부만 이익잉여금으로 옮겨도 제이엠아이가 이익결손을 털어내낼 수 있다.
정광훈 제이엠아이 대표 겸 창업자 일가가 회사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탤지도 관심이다. 정 대표는 제이엠아이를 세운 뒤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다가 2023년 계열사 제이엠티에 보유 지분 전량을 팔았다. 제이엠티는 정 대표의 두 자녀인 정수연씨(20.15%)와 정도연씨(19.83%)를 주요 주주이자 각자대표로 뒀다. 현재 제이엠아이 지분 36.13%를 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한동안 제이엠아이 주식을 들고 있지 않았다가, 올해 상반기에 3.64%를 매입하면서 주주로 다시 합류했다. 정수연씨(1.46%→2.17%)와 정도연씨(1.61%→3.25%)도 상반기에 제이엠아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