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모바일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은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큰 차이가 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유비쿼터스 연결성을 통해 모바일 뱅킹, GPS 기반 지도, 크라우드 소싱된 추천 애플이케이션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사용자의 삶이 편리해졌다. 선진국 소비자는 이동 중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되면서 모바일 기술의 가치를 연간 약 6000달러, 즉 소득의 약 12%로 평가했다.
신흥국의 수치는 더 높다. 중국 소비자의 경우 모바일(네트워크 포함) 기술의 가치를 소득의 약 45%로 평가했다. 대부분 신흥국 소비자들에게 있어 휴대폰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유일한 '연결된(connected)' 기기다. 이를 통해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거나 교육자료 접근, 소득 확대 등에 활용한다. 중국에서는 모바일 기술로 직장에서 생산성이 높아졌고 기업가적 활동을 더 잘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답한 소비자들이 절반 이상이다.
데이비드 마이클(David C. Michael) BCG 시니어 어드바이저(수석자문)는 최근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IT기자클럽 모임에서 "한국과 미국 소비자는 모바일 기술 가치를 소득의 12%, 11%로 평가한 반면 인도,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 소비자는 45%, 43%, 20%의 높은 가치평가를 내렸다"면서 "이는 앞으로 모바일 시장이 어디에서 성장할지를 보여주는 근거다"고 말했다.
즉 모바일,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위해서는 앞으로 인도, 중국,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뜻이다.

| ▲ 주요 6개국 소비자들의 모바일 가치 평가 [자료=BCG] |
◇'기대반 우려반'
이런 차원에서 볼 때, KT의 신흥시장 공략 중 아프리카 르완다 사업은 논란이 많았다. 이석채 전 회장은 CEO 시절 유독 르완다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실속없는 보여주기식 사업에 불과하다'고 폄하했고, 일각에선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고 호평했다.
때문에 황창규 회장 취임 뒤 르완다 사업을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황 회장은 무조건적인 전임 CEO와의 단절 보다는 사업성이라는 실리를 선택했다. 신흥시장 공략의 방향성이 맞았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그동안 KT가 잘해온 부분을 찾아냈다"면서 "르완다 사업은 우리의 해외사업 여러 모델중 하나로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KT의 르완다 LTE 구축사업 등 아프리카 ICT 사업은 UN 산하의 브로드밴드위원회에서 성공적인 글로벌 ICT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GTB(Global Telecoms Business)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도 KT·르완다정부 합작회사인 oRn(olleh Rwanda networks)은 모바일 네트워크 부문 이노베이션 상(wireless network infrastructure innovation)을 받았다. GTB 이노베이션 어워드는 영국 통신·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GTB가 주관하는 행사로, 전세계 모든 통신사 및 서비스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가장 혁신적인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를 선정해 수여한다. oRn은 지난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처음으로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7년까지 르완다 전역에 LTE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 KT 황창규 회장(왼쪽)과 마키살 세네갈 대통령이 6월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회동 후 기념을 촬영했다. |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KT는 서아프리카의 중심 국가인 세네갈과도 협력관계 강화를 통해 아프리카 시장에서 ICT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황 회장이 이달초 마키살(Macky Sall) 세네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미팅을 통해 ICT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 회장은 당시 세네갈 정부가 추진중인 ICT 비즈니스 육성 프로젝트 테크노파크(Techno Park)와 스마트 에너지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대륙 노크하다
KT는 지난 2월 중국 전기전자·영상문화그룹인 헝디엔과 ICT 융합사업의 중국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저장성에 위치한 영상테마파크 만화원에 IoT와 ICT 융합솔루션을 도입한 스마트 테마파크 공동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스마트 테마파크에는 디지털사이니지, IoT 비콘앱을 통한 관광객 안내서비스, 스마트시티 솔루션 도입 등이 이뤄진다. 또 KT의 홀로그램공연장인 K-live도 만화원 내 구축되고 K팝을 비롯한 중국 스타의 홀로그램 콘서트, 중국 역사 관련 홀로그램 등 콘텐츠 공동 제작이 병행된다.
황창규 KT 회장은 내달 중국 상하이 MWC 행사에 참석한데 이어 IoT 융합사업 확대를 위해 항저우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헝디엔그룹과 교통·환경·에너지관리 등 ICT 미래융합사업의 협력 사업모델을 추가로 발굴하는 등 중국 사업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 ▲ KT 황창규 회장(오른쪽)과 중국 헝디엔그룹 서문영 주석이 2월2일 IoT와 ICT 융합 솔루션을 도입한 테마파크 공동사업에 협약을 체결했다. |
업계 관계자는 "KT의 중국시장 진출에는 KT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관련분야 중소기업들의 뒷받침이 있었다"면서 "YG·HB엔터테인먼트 등 한류대표 연예기획사와는 콘텐츠 협력을, 디스트릭트·매크로그래피·딜루선·홀로티브 등 다양한 ICT 강소기업과는 3D 입체영상 및 홀로그램시스템 기술 협력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KT의 협력사·스타트업 동반 해외진출 시도는 유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황 회장은 지난달 27일 프랑스 디지털부 청사에서 악셀 르메어(Axelle Lemaire)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과 ICT 분야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미팅을 가졌다. 이날 미팅에선 KT와 프랑스 정부가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s)을 중심으로 한 IoT 협력을 추진하기로 협의했고, 프랑스의 ICT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프렌치 테크(French Tech)와 KT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스타트업 교류도 논의했다. 이어 28일에는 핀란드에서 4000개 이상의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는 정부기관 핀프로(FINPRO)를 방문, 한국의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협력체계 구축 및 양국 스타트업 간의 교류지원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 소비자일수록 모바일 및 IoT 서비스 혜택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면서 "KT를 비롯한 국내 ICT 기업들은 국내시장을 테스트베드 삼고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