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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데이터 '정부 역할론' 들어보니

  • 2022.12.29(목) 18:27

제15차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 열려
공공 데이터 관리·시장 활성화 필요성 제기

정부의 공공 데이터 관리 부실을 지적하고 데이터 시장에서 정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관련 업계에서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정부는 데이터 시장을 국가 기반시설 개념으로 키우고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9일 서울 용산구 바이브컴퍼니에서 열린 '제1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 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 데이터 부실 관리 '지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데이터 유통·활용 및 빅데이터 플랫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제15회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에선 공공 데이터 관리와 활용, 유통에 걸친 정부 역할론이 제기됐다.

박소아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공공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변할 경우 이를 즉각 반영하고 공개하지 않는다"며 "뒤이어 만들어진 데이터가 기존 데이터와 연계되지 않으면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사용 빈도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의 효율적인 공공 데이터 관리와 더불어 데이터 소비자에게 사업 계획 수립 등의 전략 구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박주흠 다비오 대표는 "데이터 활용 평가를 통해 향후 어떤 데이터를 더 투자해야 하는지, '은퇴'해야 하는지 분류해야 한다"라며 "데이터 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사업 전략을 짤 수 있다"고 했다.

도해용 레드테이블 대표는 "관광 사업 진흥을 위해 자영업자 관련 공공 데이터를 받았는데 상호와 주소, 음식 종류 등이 전부였다"라며 "어떤 음식이 잘 팔렸는지 파악해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주도적 역할 해야"

데이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과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헌 KT 상무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데이터 사용 건수는 6만건에 달하지만, 이 중 매출로 이어진 것은 5%에 불과한 13억원"이라며 "소상공인이 관심을 보이다가 가격을 듣는 순간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또 "데이터 판매 가격을 낮추고 수요를 창출해 시장을 더 키워야 하는데, 개인별 맞춤형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선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공공에서 지원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이라고 했다.

공적 영역에서의 데이터 시장을 키운 뒤 민간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이목을 끌었다.

류재준 네이버 클라우드 이사는 "네이버의 경우 쇼핑과 검색 데이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지만, 소비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아 이용률은 낮다"며 "공공에서 대국민 서비스 등을 만든 뒤 자연스럽게 민간 영역으로 확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 데이터 시장 활성화 의지 피력

정부는 이같은 '정부 역할론'에 대해 일부 긍정하면서도 정부의 민간 영역 개입 수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타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공공 기관이 데이터 시장을 밀어줌으로써 민간 시장 활성화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어느 선까지 어떤 방법을 통해 수요 활성화에 개입해야 할지는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어 "경제 성장에 경부 고속도로와 초고속 인터넷 등 인프라가 기여한 게 많다"며 "데이터 기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위해 내년 1월에 '국가데이터정책 기본계획'을 만들 때 오늘 나온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도 "인터넷 수요 창출에 대한 고민이 깊던 시절, 인터넷 속도라는 의외의 영역에서 수요를 창출하는 데에 성공했다"며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열쇠'가 예상 밖의 곳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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