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발을 뗀 롯데와 카카오가 AI(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AI는 사용자가 건강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수집한 정보를 학습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최근 자사의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 '캐즐(CAZZLE)'에 AI 기술 탑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첫 타자는 체중관리 서비스다.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찍으면 AI가 지금보다 체중이 더 늘어났거나, 줄어들었을 때의 모습을 예측해 보여주는 '눈바디AI'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캐즐 출시 전후로 탈모, 뇌 건강 관리 등 다양한 AI 헬스케어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어왔는데,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이들과 협업으로 건강 데이터 입력 등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챗봇(대화형 메신저)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당뇨병 관리 어플리케이션인 '파스타(PASTA)'에 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파스타에 탑재한 AI는 사용자가 착용한 연속혈당측정기(CGM)로부터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혈당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 관리 가이드를 제공한다. 혈당이 떨어지면 당 섭취를 제안하거나 고혈당 위험이 감지되면 걷기 등의 운동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서비스로 비전 AI 기술인 '푸드샷'을 들 수 있다. 사용자가 음식의 사진을 찍으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음식의 종류와 영양정보 등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카카오헬스케어는 사용자의 관심 분야를 분석해 건강관리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AI 서비스를 파스타에 탑재하고 있으며 향후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는 챗봇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두 기업이 이처럼 AI 기술을 헬스케어 서비스에 접목하려는 이유는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서다.
미시간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2017년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70명에게 체중관리 AI 어플리케이션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15주간 제공했다. 그 결과 참가자 76%의 체중이 평균 2.4% 감소하고 이 기간 동안 건강한 식사를 한 비율이 이전대비 31% 늘어났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도 최근들어 이러한 AI 기술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미국의 종합 의료서비스 기업인 시그나그룹은 올해 AI가 건강관리를 코칭해주는 서비스를 자사의 어플리케이션 '마이시그나'에 출시했다. 구글은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인 '핏비트'에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도입하는 시도를 최근 시작했다.
AI 기술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롯데와 카카오헬스케어는 관련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AI 시장(AI in healthcare market) 규모는 2022년 151억달러(20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37% 성장해 2030년 1879억달러(256조3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사용자들이 헬스케어 어플을 사용하는 데 느끼는 불편함 등의 허들을 낮춰 사용자 참여를 늘릴 수 있다"며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 수집도 이전보다 용이해져 개인화 서비스도 지속적인 발전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