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이 커다란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실물 게임 CD(디스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게이머에게 디스크는 단순히 게임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서는 존재입니다. 인기 시리즈를 소장하는 즐거움을 주며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디스크 퇴출 소식에 이용자들의 불만과 우려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사라지는 디스크의 속사정을 짚어봤습니다.

'불 지핀' GTA6, 플스도 가세
'노 디스크(No Disc)' 논란의 불씨를 당긴 건 올해 글로벌 게임시장 최대 기대작인 'GTA 6'였습니다. 개발사 락스타게임즈는 지난 6월 출시 일정과 가격을 공개하면서 실물 패키지에 디스크가 아닌 다운로드 코드만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랜 기간 신작을 기다려온 이용자들이 패키지를 구매해도그 안에는 디스크 대신 코드가 적힌 종이 한 장만 들어있는 셈입니다.
충격이 가시기 전 또 다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소니가 2028년 1월부터 플레이스테이션(PS) 신작 게임의 실물 디스크 제작을 중단하고 디지털 코드 형태로만 제공한다고 밝힌 것입니다. 대표적인 콘솔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정책 변경인 만큼 플스 생태계에 미칠 파장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신작들이 등장하면서 디스크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고해상도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를 디스크 하나에 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게임들은 실물 디스크를 넣더라도 추가 온라인 패치를 다운로드해야만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용자들의 구매방식도 디지털 중심으로 이동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 전체 게임 판매량 중 디지털 다운로드 비중은 이미 80%에 육박합니다. 소니 역시 디스크 제작 중단 방침에 대해 디지털 다운로드를 선호하는 이용자 트렌드에 맞춘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굳이 디스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겠죠.
'감성'만의 문제일까
이러한 변화에 많은 이용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우선 디스크가 사라지면 "게임을 구매했다"는 느낌이 사라지고, 내가 좋아했던 게임을 소장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수 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 위축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많은 이용자들이 중고 디스크를 매매해 구매 부담을 줄여왔으나 디스크가 사라지면 타이틀을 새로 구매할 때마다 정가를 모두 지불해야 합니다. 이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더 큰 문제는 게임의 소유권에 있습니다. 디지털로 다운받은 게임은 사용자 계정이 서버로부터 실행 권한을 부여받아야 구동됩니다. 만약 플랫폼이나 게임사가 서버 운영을 중단하면 돈을 주고 게임을 샀음에도 이용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2024년 유비소프트의 레이싱 게임 '더 크루'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싱글플레이 모드조차 온라인 접속이 필수였던 이 게임은 유비소프트가 서버를 종료하자 디지털 방식으로 게임을 구매했던 이용자들의 플레이까지 막혀버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소비자(이용자)들 사이에서 구매한 게임을 없애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스톱 킬링 게임즈' 운동이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모든 게임이 디지털 다운로드와 계정 인증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제2, 제3의 더 크루 사태가 빈번해질 수 있다는 게 이용자들의 걱정이자 불만입니다. 게임을 구매했음에도 플레이 가능 여부가 전적으로 게임사의 손에 달리기 때문입니다.
대작 중심으로 재편되는 최근 게임 트렌드를 감안하면 게임 유통이 '실물 소유'에서 '접속 권한'으로 넘어가는 흐름 자체는 막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불편과 위험 부담은 온전히 소비자 몫으로 남게 됩니다. 이번 '노 디스크' 논란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지, 게임 소비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