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가상자산을 포괄하는 통합 국가자산 관리체계를 마련한다. 가상자산의 법적 관리 근거를 만들어 보관과 처분 절차 및 기준을 명확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민간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민간 커스터디 위탁 범위 규정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가자산 관리체계 대전환'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국유재산법을 전면 개정한 '국가자산기본법'을 제정하고, 금융‧지식‧가상자산까지 포괄하는 통합 법적기반을 마련한다. 국유재산법이 1950년에 제정된 후 약 76년만의 전면 개정이다.
정부는 법령 제정에 앞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작업반'을 가동한다. 부동산, 지식재산권, 증권·출자, 가상자산 등 핵심 자산군별로 작업반을 운영한다. 부동산반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반은 각각 외부전문가 6명을 포함시키고, 취득부터 관리, 처분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이르는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간 공공기관은 몰수하거나 기부받은 가상자산을 처리할 수 있는 법령이 없어 정부 가이드라인에 의존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법적 근거를 신설하고 가상자산을 국가자산 관리대상으로 명문화하기로 했다. 현행 가이드라인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민간 커스터디(수탁) 업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는데, 해당 법령을 통해 이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할 예정이다.
또한 가상자산의 처분(매각) 절차도 명확히 한다. 그동안 가상자산을 몰수하더라도 명확한 처분 규정이 없었고, 가격 변동성이 커 국고 손실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취득 직후 경매를 통한 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시장교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분할 경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B2G 시장 마중물…KDAC·두나무 선정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압류·압수한 가상자산은 지난 4월 기준 약 780억원 규모다. 기관별로는 국세청이 521억원에 달하며 검찰청(234억원), 경찰청(22억원), 관세청(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범죄수익을 환수하거나 체납된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물량이다.
가상자산을 취득해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 처분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 공공기관이 명확한 관리규정 없이 내부에 보관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분실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경찰청이 약 320비트코인(BTC)에 달한 가상자산을, 국세청이 약 70억원 상당 프리리토게움(PRTG)를 탈취당한 사고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은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수탁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국세청은 전문 커스터디 기업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을, 경찰청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이자 '업비트 커스터디'를 운영 중인 두나무를 선정했다.
국세청과 경찰청의 사업규모는 각각 8300만원, 2억6700만원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공공기관으로부터 필요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후문이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실질적인 매출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압수하는 자산이 늘어날수록 전문 수탁기관에 대한 정부의 수요는 점차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