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 AI 인프라 사업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엔비디아, 브룩필드로부터 투자 유치와 함께 중기적으로 AI 인프라를 200메가와트(MW)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의 관심은 네이버가 제시한 청사진을 완성시킬 고객사 확보에 쏠려있다. AI 인프라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만큼 고객사 수요가 동반돼야 네이버가 계획한 1기가와트(GW) 이상의 AIDC 사업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브룩필드 투자 유치…2년 후 200MW 가동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엔비디아·브룩필드로부터 AI 인프라 사업 관련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지난 7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 사업 구조를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네이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억달러를 투자, 지분 4.5%를 보유하는 3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다만 이 투자가 최종 실행되려면 네이버가 브룩필드를 통해 90억달러 규모의 컴퓨트 인프라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네이버의 독점적 우선 협상대상자인 브룩필드는 인프라 투자(자금조달) 역할을 맡는다. 브룩필드는 AIDC 자산을 구입·소유할 특수목적법인(SPV)를 설립하고 여기에 최대 90억달러를 투자한다. SPV는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입하고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등의 역할을 한다.
네이버의 100% 자회사인 AI팩토리 운영사(OpCo·옵코, 설립예정)는 SPV로부터 컴퓨팅 파워를 제공받고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브룩필드와 본계약을 통해 SPV가 90억달러 규모의 컴퓨트 인프라 조달을 마치면 엔비디아의 네이버 투자도 최종 확정된다.
엔비디아는 장비와 생태계, 브룩필드는 인프라 투자, 네이버는 AI팩토리 운영으로 플랫폼·운영·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셈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초기 자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브룩필드 투자를 기반으로 200MW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55MW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100MW, 2028년 200MW로 단계적으로 확장한다. 이 같은 로드맵의 거점 역할은 네이버의 '각 세종'이 맡는다.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이 각 세종 증설에도 투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인프라 운영을 통한 수익 구조를 보면 브룩필드는 SPV를 통해 컴퓨팅 자산을 조달·공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마진을 얻는다. 컴퓨팅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비용에 따른 마진은 대부분 옵코가 얻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내년부터 AI 인프라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성숙도에 따라 초기에는 낮겠지만 중장기적으로 20% 이상의 마진율을 기대하고 있다.
구축 준비는 마쳤다…고객사 확보해야 '완성'
자본 조달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 계획을 구체화한 만큼 다음 단계는 고객사 확보다. 네이버 역시 AI 인프라 사업 리스크로 수요 확보와 칩 조달, 자금 조달과 기술 변화 등을 꼽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수요 확보다.
특히 최근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이 등장하면서 컴퓨팅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단위 연산 비용이 낮아질수록 AI 적용과 추론, 에이전트가 확산돼 전체 연산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며 "아직 산업 전반과 피지컬 AI 분야 컴퓨팅 수요는 본격화되기 전"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수요 확보와 관련해 네이버의 AI 인프라 사업을 바라보는 시장 평가도 엇갈린다. 선유진 LS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객사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진데 비해 구체적 정보는 여전히 미확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준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와 브룩필드 투자 구조가 확인된 이상 고객사 확보에는 의심이 없다"며 "이제부턴 GW급 구축까지 걸리는 시간만 확인하면 된다"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AIDC를 이용할 구체적인 고객사와 계약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네이버 역시 대량의 AI 컴퓨팅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외부 고객과 내부 수요를 통해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와 브룩필드 투자를 통한 200MW 구축 이후 1GW급으로 인프라를 확장하는 구간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파트너를 확보하는 게 필수다. 네이버는 중동에선 데이터센터 구축과 클라우드 파트너십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2건 검토)하고 있고, 중남미는 초기 단계인 상태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 고객사 유치와 현지 시장 진출 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지만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