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안 사고가 발생해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가상자산(코인)을 두고 가상자산거래소마다 상장 유지 여부가 갈리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코인 상장과 상장폐지는 거래소의 고유 권한이지만 심사과정을 알 수 없고 공통의 명확한 기준조차 없는 탓이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코인원은 밈코인 '봉크(BONK)'를 내달 7일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한 반면 빗썸은 계속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코빗은 유의종목 지정 이후 한달이 지났음에도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봉크 코인은 지난달 7일 국내 원화거래소에서 일제히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당시 거래소들은 원인 미상의 해킹 등 보안사고가 발생한 데다 중요사항을 적시에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유의종목 지정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유의종목 지정 이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거래소들의 판단은 엇갈렸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면밀히 검토한 결과 유의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해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반면 빗썸은 "봉크의 거래유의 지정 사유가 해소됐다고 판단해 거래유의 지정 해제를 결정한다"고 공지했다.
특정 코인을 둘러싼 거래소들의 들쭉날쭉한 심사 기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크레딧코인(CTC), 갤럭시아(GXA), 위믹스(WEMIX) 등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반복됐다. 발행량 논란이 불거졌던 크레딧코인의 경우 빗썸은 유의종목 지정을 연장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한 반면 업비트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원화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가 거래지원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나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은데다 법적 강제성이 없는 자율규제라 거래소들이 이를 잘 따르는지 명확히 알기가 어렵다. 닥사의 거래지원 재개 기준은 '거래지원 종료 사유의 해소 여부' 수준에 그친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거래소가 서로 다른 판단을 하면서 닥사의 자율규제 실효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코인 거래 지원을 거래소 자율에 맡기더라도 이용자 보호와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세부적이고 공통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강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닥사 자율규제는 회원사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안 지키는 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