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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비트고 등 대형사 진입…중소수탁업체 '진퇴양난'

  • 2026.08.25(화) 07:40

흐릿해진 경계로 위기감 증폭…대형사와 무한경쟁 직면

김상훈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올해 1월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디지털자산업계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시장이 열릴 것에 대비해 수년전부터 라이선스를 따고 사업에 전념해 온 중소 수탁업체들이 불명확한 규제와 시장 환경 변화 속에 진퇴양난에 빠졌다.

2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 제도화가 임박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수탁시장에 대형 플레이어들의 속속 진입하고 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경찰청 자산 보관·관리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외국계 대형 수탁사인 비트코(BitGo)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획득해 국내 진입 채비를 마쳤다.

대형업체들이 잇따른 진입으로 중소 수탁업체들의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수년간 정상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규제 준수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사업 준비를 해왔는데, 정작 시장이 열리면 주도권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국디지털에셋(KODA),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등 전문 수탁업체들이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라이선스 기반의 고유 영역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를 처음 규정한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될 때만 해도 가상자산 수탁업은 독자적인 전문 영역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가상자산거래소 등의 수탁업 겸영을 직접 금지하는 명문 규정은 없었으나 원화 실명계정 도입 과정에서 은행의 영향력이 작용하고 대형 거래소로 쏠림을 우려한 당국의 기조로 인해 거래소의 수탁업 진출은 사실상 제한됐다. 실제로 두나무는 2019년 시작한 커스터디 사업 '업비트세이프'를 접기도 했다. 그렇게 거래소들이 발을 뺀 사이 시중은행의 투자를 받은 KODA, KDAC 등 전문 수탁사가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 업비트의 경찰청 수탁 사업 수주와 하나금융그룹·SK텔레콤의 투자를 받은 비트고의 시장진출로 암묵적이었던 업권간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에 더해 엄격했던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의 분리)' 기조까지 완화되면서 향후 증권사 등 전통 금융권의 진입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단순히 가상자산 수탁 라이선스만 보유한 전문업체들로선 사업 확장과 경쟁력 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말 KODA가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신탁사 요건'을 언급한 것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 살아남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자산의 보관·관리만 수행하는 수탁사와 달리 신탁사는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그간 중소 수탁업체들은 법인 투자 허용,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으로 향후 커스터디 시장이 열릴 것을 대비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역량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일관성 없는 규제와 제도화 미비로 인해 거래업과 수탁업의 경계가 모호해진 점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특금법에 신고제를 도입하고 매매, 보관·관리 등으로 라이선스를 구분할때만 하더라도 수탁업체들의 고유영역을 인정했지만, 이번에 업비트가 경찰청 사업을 따내면서 사실상 업권간 경계는 소멸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몇 년 전에는 거래와 수탁을 분리하는 업권법 얘기도 있었지만, 모든 입법이 지연되면서 관련 논의마저 자취를 감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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