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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규제든 분양가상한제든…'로또 청약' 줄줄이 대기

  • 2019.08.27(화) 13:57

서울 주요 재건축 분양가상한제로 '반값 아파트'
상아2차‧둔촌주공 등 HUG규제에도 시세차익↑

"분양가 상한제 적용받든 HUG 규제 받든 분양해서 당첨만 되면 로또 아닌가요?"(대형 부동산 커뮤니티에 예비 청약자가 올린 게시글)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울상인 반면, 예비 청약자들은 '로또 청약' 기대감에 한껏 들뜬 분위기다.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분양을 서둘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로 분양가가 시세대비 저렴하게 나오는 데다, 10월부터 상한제가 적용되면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 일정도 속속 가닥이 잡히고 있다.

◇ HUG 규제만으로도…'시세 차익' 기대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 일정을 확정짓고 있다.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단지들은 상한제 적용 이전으로 분양 시기를 앞당기는 추세다. 상한제 보다는 HUG 규제가 낫다는 판단에서다.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래미안 라클래시)는 지난 24일 조합 총회를 열고 9월 중 분양하기로 결정했다. 총 679가구로 재건축되는 이 아파트의 일반분양 물량은 115가구다.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라 이 단지가 비교 사업장을 '디에이치 포레센트'(일원대우 재건축)로 정하면 3.3㎡(1평)당 4579만원 이내에서 분양가를 책정하게 된다. 전용 84㎡로 환산하면 15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4억~5억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시를 보면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2018년 준공)은 지난달 기준 전용 84㎡가 2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아이파크)도 상한제가 적용되는 10월 이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총 499가 중 138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 아파트도 HUG의 규제를 받으면 분양가가 평당 4687만원 수준(서초그랑자이 기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용 84㎡로 환산하면 15억원대다.

인근에 위치한 e-편한세상(2005년 준공) 전용 84㎡가 지난달 19억원, 역삼자이(2016년 준공)가 19억5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시세차익이 4억원 이상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에 분양가 상한제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채신화 기자

◇ 상한제 적용, 반값 아파트 나온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HUG 규제를 받는 것보다 분양가보다 훨씬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상한제 적용 시 시세보다 분양가가 70~80%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둔촌주공, 개포주공4단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잠실 진주아파트 등이 상한제 적용 이후 분양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은 10~12월 사이 일반분양에 나선다. 이 단지는 총 1만2000여 가구에 일반분양 물량만 5000가구에 달해 분양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왔다.

HUG 기준으로 보면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2569만원인데, 상한제를 도입하면 평당 2300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이 경우 전용 84㎡가 7억~8억원 수준에 분양하게 된다.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하진 않지만 인근에 새 아파트가 없고, 대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향후 시세가 크게 뛸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청약자들 사이에선 '로또 아파트'로 불린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개포그랑자이)도 올해 12월쯤 분양을 예고했다. 3375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274가구다.

HUG의 기준에 따르면 예상 분양가가 4310만원 정도인데, 상한제가 도입되면 3000만~3450만원 정도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11억원대 전후로 추산된다.

인근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올해 2월 입주) 전용 84㎡가 지난 6월 최고 22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값'에 분양한다고 볼 수 있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원베일리)는 HUG 기준으로 하면 평당 4687만원,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는 평당 2995만원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하게 된다. 상한제를 적용하면 이 가격보다 더 떨어져 두 단지 모두 인근 시세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분양할 수 있다.

지난 16일 개포주공4단지 공사현장./채신화 기자

◇ '이러나 저러나 로또'…"청약가점 65~70점 돼야 당첨권"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HUG 규제를 받든, 상한제 적용을 받든 모두 '로또 분양'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한 예비 청약자는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에 "현재 강남 평당 시세가 8000만원 수준인데 새 아파트 분양가가 5000만원도 안 되면 그게 바로 로또"라면서 "당첨만 되면 수 억원씩 시세 차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예비 청약자도 "둔촌주공부터 진정한 로또가 시작될 것"이라며 "분양하는 족족 청약 넣어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청약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청약 당첨의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506만1266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돌파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과장은 "기존 HUG 규제를 받아도 분양가가 시세 대비 낮기 때문에 인기 지역에선 이미 경쟁률이 높았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서 분양가가 더 떨어지면 청약자들이 더 많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비 청약자들 입장에선 분양가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으니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서울 등 청약과열지구에선 청약 가점이 65점 정도, 인기 단지는 70점은 넘어야 당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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