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단지를 시작으로 또다시 흔들리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도심 공공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과 동시에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사전청약을 통해 예비 집주인을 찾아준다.
특히 사전청약 물량의 85%가량을 신혼희망타운이나 신혼부부 및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공급,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2030세대의 불안심리를 달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와 함께 2.4대책 후속조치 중 하나로 수도권 신규택지를 이달 말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주택 공급의지를 담은 강력한 신호를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연이어 보냄으로써 재건축발(發) 집값 불안 확산을 막겠다는 심산이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공주도 도심개발(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도심복합개발 등) 사업지로 선정된 지역은 총 60곳, 6만5000가구 규모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에서 공급될 예정인 주택 중 3만200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
이 중 절반 수준인 1만4000가구는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한다. 여기에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을 더하면 전체 공급량의 85% 가량이 2030과 40대 초반의 젊은 세대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이달 말에는 2.4대책 후속조치 중 하나로 수도권 신규택지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 3월 발표한 광명시흥지구의 투기 논란 이후로 이번에 발표할 신규택지에 대해서는 사전 검증절차를 거쳐 입지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예정 후보지 지구 내 최근 토지거래 동향이나 특이거래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국토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 거래내역 등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에는 소규모 재건축 등 개발사업을 추진할 소규모 택지와 민간제안에 대한 통합공모 등의 사업지도 발표할 계획이다. 공공재개발과 도심복합개발 등 2.4대책 후보지 등도 지속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에 전력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인데, 불길이 서울 전역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7%로 10주 만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 때문에 차질 없는 주택 공급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줌으로써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잡고 불씨를 조기에 꺼트릴 필요가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제2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에 대해 단호히 경계하며, 최근 조율‧확정되지 않은 내용들이 확정 추진될 것처럼 알려져 일부 시장동요를 초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미 발표한 주택공급계획과 일정에 따라 주택공급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 의지는 무주택자들의 조급함을 일부 달래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최근 집값을 흔들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보다 차익을 노리는 현금부자 등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 이들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공공분양 물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서둘러 집을 사는 대신 공공분양을 기다리게 만들어 집값 안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재건축 단지는 무주택자보다 다주택자를 비롯한 자산가들이 접근하는 영역이라 주택공급 확대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