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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앞에 장사 없다' 집값 조정 더 가팔라진다

  • 2022.10.12(수) 16:16

잇단 빅스텝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내 8%?
중저가지역 매물 확대…하락속도·폭 체감 커질듯

"금리가 올랐으니 부동산 가격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빚을 내 집을 산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번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가격·가계부채 증가율 조정이 국민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어 죄송한 마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가격 조정에 따른 고통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만큼 향후 집값 조정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는 10년 만에 3%시대에 접어들었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급격한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은 냉각 수준을 넘어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내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8%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끌과 빚투 대상이었던 서울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도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아파트 전경/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부동산 거래 절벽과 가격하락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며 향후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됐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거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은 금리가 모든 변수를 압도하는 상황이고 빠른 정보전달로 냉각속도는 더 빨리질 것"이라며 "서둘러 (수도권)조정대상지역 해제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현재까지는 급매물 양이나 가격하락 폭 등에서 지표보다 체감이 덜한 측면이 있었는데 앞으론 한계가구를 비롯해 대출을 많이 쓴 고신용 차주 등의 매물이 나오면서 조정 폭이나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2020년~2021년 가파르게 집값이 상승했던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중저가 지역 아파트 등에서 이같은 하락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들어 10월 첫째주(3일)까지 서울은 -1.72% 빠졌는데 노원은 -3.65%, 도봉 -3.55%나 빠졌다. 이들 서울 외곽지역은 2030세대들이 영끌로 집을 집중 매수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지역이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의 추가 정책 변화 가능성도 나오지만 현재로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소장은 "당장엔 금리 변수의 영향이 커 다른 변수를 돌아볼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은 기존 주택시장뿐 아니라 청약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금리 이자부담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규제, 주택가격 고점인식 등으로 매수 관망이 커지며 저조한 주택거래와 함께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소장도 "이런 시국이라도 청약을 할만한 유망한 사업장은 거의 분양이 미뤄지고 있다"며 "지금 분위기에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청약가점제 완화 등의 강력한 규제완화가 나오지 않으면 청약시장에 진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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