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선별 수주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주 현장에서 공사를 시작하기(착공)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 규모가 계속해서 작아지는 이유다. '선별'을 내세운 DL이앤씨와 지난해 매출 감소폭이 가팔랐던 대우건설은 공사실적평가를 반영하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2계단씩 밀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상장 건설사는 몸집을 줄이며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해외 대규모 플랜트 현장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힘입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E&A를 제외하고는 모두 매출이 역성장했다.
덩치 커진 삼성 형제
올해 상반기 7개 대형 상장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IPARK현대산업개발·삼성E&A)가 거둬들인 매출액은 연결재무제표(잠정) 기준 총 39조6933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42조9449억원)보다 7.6% 줄었다.
전반적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E&A는 매출 규모를 키웠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에 7조40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7조150억원)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이 증가한 것은 플랜트 현장의 영향이다. 상반기 플랜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1조6040억원) 대비 42.8% 증가한 2조2900억원이다. 지난 2024년 4조1294억원에 수주한 카타르 담수복합시설(카타르 Facility E IWPP)의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매출은 반도체 공장 및 주택 시공 등을 통해 일으키는 건축 부문에서 발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건축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5조580억원) 대비 3.6% 준 4조8760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65.9%를 차지한다. 토목 부문 매출은 2350억원에 불과하다.
삼성E&A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4조2760억원)에 비해 14.0% 는 4조8767억원이다. 주택 사업을 하지 않아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35위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반도체 공장 등의 산업설비 시공 매출을 포괄하는 첨단산업과 청정에너지·액화천연가스(LNG)·수처리 공사 등의 '뉴에너지(New Energy)'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뉴에너지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5212억원)와 견줘 142.0%가 급증한 1조261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첨단산업 매출은 올해 상반기 1조412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583억원)보다 4.0% 늘었다. 반면 석유화학설비 등을 짓는 화공 플랜트 매출은 2조3965억원에서 2조203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매출 조 단위로 빠진 현대·GS건설
올해 시평 2위인 현대건설과 3위 GS건설은 매출이 조 단위로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3조1236억원이다. 작년 같은 시기(15조1763억원)와 비교해 13.5% 감소했다.
특히 현대건설 본체의 건축·주택 부문 매출이 4조7022억원에서 4조1501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클래스트와 디에이치 방배 등 서초 주택 현장에서 매출을 일으켰으나 외형이 역성장했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건축·주택 부문 매출이 3조6149억원에서 2조1849억원으로 39.6% 급감했다. 플랜트와 인프라 매출도 2조3476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5618억원) 대비 8.4% 줄었다.
GS건설도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조180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6조2590억원)와 비교했을 때 17.2% 줄었다. 신규 분양 축소로 인해 건축·주택 부문 매출이 2조958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조1580억원에 매출을 일으킨 것과 비교하면 28.9% 줄었다.
GS건설이 지난해 신규 분양한 물량은 8858가구에 불과하다. 주택 경기 악화에 따른 착공 감소가 매출 역성장의 원인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1만950가구를 분양하면서 매출 반등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특히 시평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출 반등이 필요하다.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최근 3년간의 공사실적을 평가해 가중치를 두는 공사실적평가액이 5조65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5조4881억원) 대비 3.0% 증가해 시평 순위도 2계단 오른 3위를 기록했다.
매출 줄어든 대우건설·DL이앤씨 시평 반등할까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매출이 줄었다. 두 건설사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계단씩 떨어져 각각 5위와 6위가 된 건설사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이 3조99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3500억원) 대비 8.2% 줄었다. 주요 현장들의 준공으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자체가 줄었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내년 시공능력평가 항목 중 공사실적평가도 나빠질 수 있다. 공사실적평가액이 지난해 5조8957억원에서 올해는 5조776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지난해 8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매출순이익률을 따지는 경영평가액이 올해 0원이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공사실적평가보다 경영평가액의 회복 여부가 시평액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DL이앤씨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3조7996억원)보다 7.1% 줄어든 3조5281억원에 그쳤다. 주택과 플랜트, 토목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매출이 조금씩 줄었다. 주택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조9980억원에서 2.4% 감소한 1조9505억원을 거뒀고 플랜트 매출도 1조2852억원에서 13.1% 준 1조1170억원에 그쳤다. 토목에서 일으킨 매출은 4660억원으로 전년 동기(5214억원) 대비 10.6% 감소했다.
이 회사는 올해 시평 기준 공사실적 평가액이 2조6545억원으로 전년(2조7791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경영평가액은 4조951억원으로 전년(5조8739억원) 대비 30.3%가 줄었다. 대우건설과 마찬가지로 매출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 공사실적평가액의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던 건설사는 IPARK현대산업개발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매출이 각각 6739억원, 9146억원에 그치며 2개 분기에서 모두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연결 조정 등을 거친 상반기 매출은 1조5886억원이다. 이는 전년 상반기(2조690억원) 대비 23.2% 감소한 숫자다.
특히 도급 사업인 외주주택 매출은 별도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1조2265억원) 대비 20.6% 감소한 9742억원에 그쳤다. 이문 아이파크자이와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광명센트럴 아이파크 등 대형 현장 준공에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