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을 구하려는데 이사 날짜가 안 맞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2주'라는 시간이 붕 뜬다면 말이다. 예전엔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도, 친척 집에 얹혀사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기임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출장이나 실습 때문에 타지에서 머물 곳이 필요해진 사람도 호텔, 모텔 대신 아파트에서 짧게 지낼 수 있다. '내 집처럼' 살 수 있어 편하다는 게 실사용자들의 후기란다.
수수료 9.9% 내면 '1주 살이'도
부동산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를 운영하는 스페이스브이는 12일 오후 서울 신사동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재영 마케팅팀장은 "2000년 이전엔 저신용자들이 목돈을 마련하지 못해 사글세(무보증 월세)를 산다는 선입견이 있었다"라며 "2020년 이후 삼삼엠투 같은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단기임대가 전국적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삼삼엠투(33m2)는 보증금 33만원으로 최소 1주, 최대 12주 살 집을 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계약 연장은 무제한 가능하지만 평균 4주를 이용한다고 한다. 임차인은 이용 요금(임대료+관리비+청소비)의 9.9%, 임대인은 이용 요금의 3.3%를 수수료로 낸다.
임차인이 앱에서 원하는 집을 골라 '승인 요청'을 누르고 임대인이 '계약 승인'을 누르면 계약이 성사된다. 임차인이 선결제한 보증금과 임대료는 삼삼엠투가 보관하고 있다가 임차인이 입주를 확인하면 임대인에게 임대료가 정산된다. 퇴실 후 임대인이 집 상태를 확인하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한다.
삼삼엠투는 '임대인이 안 할 이유가 없는' 혁신적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2년이나 4년 단위로 장기 임대를 하면 작은 훼손이 오래 방치돼 집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지만, 한 달에 한번 임차인이 달라지면 오히려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들었다. 파손 문제가 생기면 '33케어'라는 서비스로 충분히 보상한다고 한다.
또 월세 대비 보증금이 낮다 보니 임대료가 높고, 입주와 동시에 바로 정산받을 수 있다. 전세를 놓지 못하고 해외 파견을 가거나, 월세를 놓는 과정에서 잠시 비는 집을 단기 임대해 공실을 해결한다는 점도 메리트다.
임차인 입장에선 허위 매물과 전세사기가 없는 안전한 서비스라고 자부했다. 현재까지 37만건이 계약돼 실사용 후기가 축적돼 있고 12만개 수준의 매물 모두 임대인이 직접 등록했다고 한다. 보증금과 임대료는 임대인에게 직접 건네는 게 아니라 삼삼엠투를 통해 주고받는다. 임대인이 퇴실 완료를 누르지 않아도 15일 내 자동으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준다.
개인 간 거래에서 분쟁은 불가피하지만 '33케어' 덕분에 분쟁률이 전체의 0.3%에 불과하다고 한다.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는 "본인인증과 함께 범죄경력조회 서비스를 이용한다. 파손 문제는 당사자 간 합의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경우 '33케어'로 보상하고 있다"며 "임대인도, 임차인도 장기 임대보다 덜 예민해서 그런지 큰 다툼 없이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숙박' 에어비엔비와 달라
짧게 머물 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에어비앤비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에서 내국인에게 아파트를 빌려주는 건 불법이다. 삼삼엠투가 '숙박업'이 아닌 '임대차'라고 선을 긋는 이유다. 삼삼엠투는 임대인이 이불, 수건 등 숙박 용품이나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주' 단위 계약을 고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재영 팀장은 "일 단위로 연장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지만 연 단위로 계약이 체결되는 나라에서 주 단위는 충분히 유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유연해지면 숙박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출신인 박형준 대표 역시 "(임대차는) 숙박업과 시장이 다르고 적용 법률도 다르니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일 단위 고객을 많이 받아 매출을 늘리면 좋지만 사업하는 입장에서 정도(正道)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타사가 (주 단위 계약을) 깨는 걸로 알지만 저희는 안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월세가 '주세'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삼삼엠투는 주세 대신 '단기 임대료'라는 표현을 썼다. 주 단위가 아닌 전체 이용 기간에 대한 임대료를 일괄 결제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단기 임대는 본 거주지가 있지만 일시적 사유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목적과 이용자층이 다르다"라며 "임대료 수준이 높기 때문에 굳이 월세 대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삼삼엠투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약 1500억원으로 연간 4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1880억원)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1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단기임대 시장이 2033년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삼엠투는 2033년 거래액 10조원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단기임대 시장에 경쟁자가 생겨나고 있지만 삼삼엠투는 견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 팀장은 "삼삼엠투가 인구, 일자리가 많은 도시 지역에 집중하는데 리브애니웨어는 관광지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직방의 등장에 걱정도 됐지만 브랜드 파워가 있는 직방 덕분에 단기임대 시장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