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일 찾은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소재 새만금국가산업단지 7·8공구. 현장에선 덤프트럭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바다를 메우는 매립공사에 쓰이는 준설토를 나르는 차들이다. 한 가운데 거대한 중장비는 지반 깊이를 파악하기 위한 시추 작업이 한창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다였던 이곳은 땅이 됐거나, 돼가는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들어올 예정인 7공구는 매립공사를 마치고 조성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바로 옆 8공구 또한 분주히 바다를 메우는 중이다. 이곳은 3년 뒤인 2029년 말이면 모두 '육상'이 된다.
땅이 된 바다…그 위엔 현대차가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총 8조9000억원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5만장이 쓰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조성에만 절반 이상인 5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4000억원을 들여 현대차그룹의 국내 최초 로봇 제조공장도 이곳에 지을 예정이다. 이곳에선 웨어러블·물류·배송로봇 등 산업·물류 로봇을 연간 2만대 이상 양산할 계획이다.
연 2만톤 수준 그린수소 생산·공급을 위한 200MW 규모 수전해 플랜트 구축에도 1조원을 쓴다. 이를 기반으로 새만금에 AI 수소시티를 조성하는 데에도 4000억원을 지원한다. 이 모든 투자에 활용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창출을 위해 1조3000억원을 또 투입해 기가와트(GW)급 태양광 발전 설비도 짓는다.
현대차는 총 9조원 규모 새만금 투자를 통해 2배에 가까운 16조원가량 생산을 유발하고, 약 7만여명 수준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 투자 계획 중 가장 핵심인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공장이 바로 이곳 7공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내년 3월 착공을 목표로 이달 건축심의 등 관련 절차에 착수한다. 연내 건축허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7공구는 현재 매립공사를 마치고 지난 3월 부지 조성공사를 착공해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입주할 예정인 2029년에 맞춰 전체 약 130만㎡(40만평) 규모 중 40만㎡(12만평) 부지를 우선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물론 현대차그룹의 대대적인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사업에는 더 탄력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이용준 새만금개발청 로봇수소추진단 과학기술서기관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에도 현장을 둘러보고 갔다"며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첫 지방 투자 사례다 보니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투자에 따른 '낙수효과'도 기대한다. 현대차가 들어오는 7공구 바로 옆 8공구 또한 매립공사를 마치게 되면 기업들의 투자 논의가 본격화할 거라서다. 이 서기관은 "현대차가 7공구에 들어온 만큼 8공구도 많은 기업이 관심을 두고 들어올 거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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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항만도 '착착'
새만금청은 현대차그룹 입주에 발맞춰 사회간접자본(SOC) 등 기반시설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새만금은 전체적으로 동서를 잇는 3개 축과 남북을 잇는 3개 축을 기반으로 교통을 구축하고 있다.
먼저 총연장 16.47㎞, 4차로 규모인 동서도로는 2020년 전 구간이 개통했다. 연장 27.1㎞, 6~8차로 규모로 건설되는 남북도로 또한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1·2단계 개통을 마쳤다. 또 전북 김제시와 완주군을 잇는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도 지난해 11월 뚫렸다.▷관련기사: [르포]전주서 30분만 내달리면 새만금 닿는다(2025년 9월15일)
새만금 2권역과 3권역을 원 형태로 잇는 지역 간 연결도로도 지난해 12월 본공사에 착공해 2030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노유진 새만금개발청 기반시설과장은 "사업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남북3축 도로까지 완공이 되면 새만금 내 어느 곳이든 20분 내로 주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물류 이동의 핵심이 될 신항만 또한 본격적인 개항을 앞두고 있다. 총 부두 9선석 규모로 지어지는 신항만은 오는 12월 잡화부두 2선석을 먼저 개항할 예정이다. 이후 1단계인 6선석을 2030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군산공항 옆 산업연구용지에 들어서는 신공항은 현재 사업이 답보 상태다. 지난해 9월 이 공항에 대한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 내려지면서 국토교통부가 소송 절차에 돌입해서다. 오는 10월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 대한 항소심이 선고될 예정이다.
신항만과 산업단지 간 물류 수요를 연결할 총연장 48.2㎞ 규모 인입철도도 2033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본계획이 고시된 뒤 지난 6월 설계 발주를 진행했다.
태양광이 군산 주민 전력 다 책임진다고?
새만금 재생에너지 전력의 핵심인 육상태양광 시설도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군산공항 북측 부지에 조성된 육상태양광 시설은 총 3.6㎢(약 107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축구장(면적 7140㎡, 약 2160평) 495개를 합친 크기다. 99MW급 규모 총 3개 구역으로 구성돼 모두 297MW 설비용량을 갖추고 있다.
태양광 발전 방식은 이렇다. 약 22만장 규모 태양광 모듈에서 발생한 전기는 인버터를 통해 직류(DC)에서 교류(AC)로 변환된다. 이 전기는 변압기와 변전소를 거치면서 송전에 적합한 크기로 승압이 된다. 이것이 지중화 선로를 통해 새만금 변전소로 송전되는 방식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이 방문한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기준 지난해 연간 발전량은 426GWh였다. 이는 지난해 군산시 연간 주택용 전력소비량인 422GWh를 웃도는 규모다. 군산시 인구는 26만명, 가구수는 12만5000여가구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또한 앞서 언급한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바탕으로 규모가 더 확대될 예정이다. 새만금청은 재생에너지 생산 규모를 기존 7GW에서 10GW로 늘렸다. 사업은 총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2.4GW 규모 1단계는 2030년, 5.0GW 규모 2단계는 2035년, 2.6GW 규모 3단계는 2040년을 목표로 진행된다.
박주환 새만금개발청 녹색에너지기반과장은 "현재 재생에너지 사업 계획 중 절반인 5GW는 계통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며 "나머지 5GW는 정부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송전반 건설 계획에 따라 연계해서 전력 계통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