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원룸에 사는 2년차 직장인 A씨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 관리비까지 더하면 매달 70만원 넘는 주거비를 지출한다. 청년월세 지원을 알아본 적도 있지만 소득 기준에 걸려 번번이 대상에서 탈락했다. 처음부터 소득 기준이 턱없이 낮았기 때문이다.
#서울 월세집에 거주하는 B씨는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로 들어갈 집을 알아보고 있다.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가 아까워 전세로 옮기려 했지만 전세사기 우려가 발목을 잡는다. 등기부등본을 떼봐도 선순위 권리가 얼마나 잡혀 있는지 읽어내기 어렵고, 입주 뒤 하루 사이에 집주인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위 같은 고민거리를 가진 청년들이 많아진 주거 환경 탓에, 정부는 지난 4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2026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48개 부처가 참여하는 29조9000억원 규모의 계획으로, 이 가운데 주거 분야가 12조6000억원으로 예산의 42%를 차지한다. 지난 8월28일 발표된 2027년 청년예산안에서는 주거 지원 문턱을 한 단계 더 낮출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됐다.
월세 지원, 나도 받을 수 있을까?
청년월세 지원은 부모와 따로 사는 19~34세 무주택 청년에게 최대 24개월간 월 2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2년 한시사업으로 시작됐다가 올해 3월부터 계속사업으로 전환됐다.
내년부터는 소득요건을 완화해 수혜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청년 본인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1인 가구 기준 월 154만원 안팎이어야 신청할 수 있다. 2026년 기준, 주 40시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년도 세전 약 220만원을 받는만큼 수혜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2027년 청년예산안에서 이 기준을 중위소득 100%(1인 가구 월 약 273만원)까지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차상위 이하 청년은 지원기간도 24개월에서 최대 48개월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원금액은 월 20만원으로 유지된다. 예산안에 담긴 내용인만큼 국회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적용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과거 소득 기준에 걸려 제외됐던 청년도 다음 정기 신청기간부터 대상에 다수 포함될 수 있다. 단 해당 지원책은 국토교통부 사업으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월세 지원사업은 연령·소득·지원기간·주택요건이 다를 수 있다.
월세·전세·매매 세 갈래 청년 전용 대출
청년 전용 정책대출은 목적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이라면 주택 구입시 주택드림 대출을, 전세는 청년 버팀목 대출을, 월세는 청년 보증부 월세대출을 알아볼 수 있다.
월세 거주자가 볼 상품은 보증부 월세대출이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순자산 3억45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이 신청할 수 있다. 대상 주택은 전용 60㎡ 이하에 보증금 6500만원 이하, 월세 70만원 이하다. 보증금은 최대 4500만원까지 연 1.3%, 월세금은 월 50만원 한도로 최대 12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으며, 월세 20만원까지는 금리가 0%이고 20만원 초과분에만 연 1.0%가 적용된다.
전세 임차를 알아보고 있다면 버팀목 대출이 맞다. 신청 요건은 월세대출과 같고, 전용 85㎡ 이하에 임차보증금 3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연 2.2~3.3%로 대출받을 수 있다. 2년 만기 일시상환이지만 4회 연장해 최장 10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둔다면 주택드림 대출이 있다. 분양가 6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 주택에 최대 3억원(신혼 4억원)을 연 2.4~4.15%로 빌려 최장 40년간 분할상환하는 정책대출이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에 가입한 뒤 청약에 당첨된 만 39세 이하 무주택자가 대상이며, 연소득 7000만원(신혼 1억원) 이하, 순자산 5억1100만원 이하 요건이 붙는다. 통장 가입 자체는 현재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청년만 가능한데, 내년 예산안에서는 이 기준을 7000만원까지 올리기로 해 가입 문턱도 함께 낮아질 전망이다.
연소득이 5000만원을 넘어 정책대출 요건에서 벗어난 청년에게는 대출 보증 지원이 있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만 19~34세 무주택 청년가구가 은행에서 전월세 대출을 받을 때 전세는 최대 2억원, 월세는 최대 1200만원까지 보증을 지원한다.
계약 전에 막는 전세사기 예방 4단계
전세사기 우려로 전셋집 입주를 망설이는 청년을 위한 제도 개선도 진행되고 있다. 피해 발생 후 구제하는 방식에서 계약 전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 피해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첫째, 임차인이 계약 전에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늘어난다. 그동안 다가구주택은 다른 세입자의 확정일자 정보를 임대인 동의 없이는 확인하기 어려워 선순위 보증금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앞으로는 이 정보가 임대인 동의 없이 제공되게끔 개선될 예정이다. 임대인은 전입세대 확인서를 반드시 제시해야 하고, 공인중개사 설명의무 대상에 신탁원부와 건축물대장이 추가된다. 신탁 물건이나 위반건축물을 계약 단계에서 걸러내기 위한 조치다.
이런 정보를 한 곳에서 보여주는 창구도 이달 열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달 중 안심전세앱 개편을 통해 등기, 확정일자, 전입세대, 건축물대장, 체납·신용정보 등 행정망에 흩어져 있던 57종의 정보를 연계해 선순위 권리를 분석하는 '전세계약 위험진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세와 선순위 보증금을 비교한 주택 위험도, 임대인의 체납·연체 여부를 반영한 임대인 위험도가 '안전·주의·위험' 세 단계로 표시된다.
둘째, 대항력 발생 시점이 바뀔 예정이다. 현행 제도에서 은행 근저당은 접수 즉시 효력이 생기지만 임차인의 전입신고는 다음날 0시부터 대항력이 발생한다. 이 하루 사이에 집주인이 대출을 받으면 세입자가 후순위로 밀리는 편법이 반복돼 왔다.
정부는 전입신고 시점에 대항력이 발생하도록 조정하고, 은행이 실시간으로 전입 여부를 확인하도록 금융시스템을 연계할 방침이다. 현재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의원 발의돼 국회 통과 절차를 앞두고 있다.
셋째, 전문가 상담 지원이 확대된다. 전국 7개 전세사기 피해지원센터 기능을 강화해 예비 임차인 대상 안전계약 컨설팅을 제공한다. 공인중개사가 등기사항증명서의 권리관계를 분석하고 계약서를 사전 검토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보증 지원범위도 확대된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청년이 보증금 3억원 이하 전세에 들 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료를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한다. 내년 예산안에서는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 200% 이하로, 보증금 기준을 수도권 7억원·비수도권 5억원 이하로 넓히기로 했다.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며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청년이라면 보증료 상당 부분을 이 지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
청년 주거 안정 위한 장기플랜도
시행계획에는 주택 공급을 늘리는 장기 계획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2026~2030년 5년간 청년 공적주택(분양+임대)을 40만가구 이상 공급할 방침이며, 올해는 청년 특별공급이 포함된 공공분양주택 2만4000가구와 매입임대·전세임대 등 공공임대주택 4만3000가구를 공급한다. 대학가 기숙사 확충과 지방 정착을 유도하는 지역활력타운·도심융합특구 조성도 함께 추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