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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통 재개발 '주임사'로 갭투자…토허제 '구멍'

  • 2026.09.22(화) 06:36

신통 재개발 빌라 '실거주 의무' 있지만
주임사 등록하면 토지거래 허가…우회 성행
"규제 피한 투자 하다가…과태료 폭탄 맞을 수"

서울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구역에서 '주임사(주택임대사업자) 가능' 매물이 상당수 거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통기획 사업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비아파트라도 실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주임사' 등록이라는 방식으로 실거주 의무를 우회하는 이른바 '갭투자(전월세 낀 매매)'가 횡행하는 것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4동A구역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신통 재개발, 서울 시민만 '편법' 갭투자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다수 신속통합기획 다수 사업지에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으로 실거주 요건을 회피하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광진구 자양4동A구역의 매물 상당수는 '주임사 가능'을 내걸고 있다. 자양4동A구역은 2022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돼 이달 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곳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인접해 '성수5지구'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자양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제 조합이 설립됐으니 (입주까지)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며 "실입주가 힘들면 주임사를 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23억원 물건에 4억~5억원 전세를 구해주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일단 계약하고 잔금 전에 주임사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주임사 가능' 매물은 신축 고가 주택지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은 재개발 사업지 곳곳에서 발견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1구역 물건을 중개하는 이태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계약을 진행하면서 주임사 등록을 같이 하도록 도와드린다"고 말했다. 동작구 흑석10구역 인근 공인중개사도 "신통기획이라 그렇게 오래 안 걸린다"며 "주임사를 유지하다가 등록 말소되면 새 집에 들어가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15곳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서울 25개구 전체 아파트가 그 대상이다. 비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공공 재개발 등에 해당할 경우 토허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는다.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주택임대사업자는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에 따라 등록해 임대의무기간(6년 또는 10년) 동안 임대하면서 임대료 증액 제한(5%) 등 의무를 진다. 동시에 취득세·재산세 감면, 종부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받는다. 특히 주임사로 등록해 임대 사업을 하면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신속통합기획이 일반 재개발보다 사업 속도가 빨라 투기 수요가 생길 여지가 더 크다는 것. 다른 재개발 구역 등 서울 비아파트와 달리 신통기획 사업지를 토허구역으로 지정하는 이유다. 그런데 제도 취지를 비껴가는 사실상 '갭투자' 형태의 편법이 나타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임사도 실이용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시민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실거주를 피할 수 있다는 방법이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빌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종종 활용되고 있다"며 "불법은 아니라 제도상 가능하지만, 6년 또는 10년 보유하고 임대료 상한을 적용받으면 실익이 크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구역에서 '주임사(주택임대사업자) 가능' 매물이 상당수 거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네이버 부동산

주임사 악용하다 '낭패' 우려도

토허제 실거주 규제를 피하려다가 주임사 의무를 지키지 못하게 될 경우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볼 수 있다. 임대의무기간을 준수하지 않거나 임대료 증액 제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등록임대 사업자에게 주어지던 세제 혜택은 단계적으로 축소·폐지되는 수순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중개업소 말만 믿고 덜컥 주임사 등록을 했다가 낭패 보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사업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돼 의무 임대 기간을 못 채우면 세제 혜택이 몰수되고 과태료를 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사업지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임대보증금 보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선순위 채권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주택 가격의 90% 이하여야 HUG 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재개발 물건은 미래가치에 비해 현재가치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이 부채비율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주임사가 임대보증금 보증 의무를 어기면 보증금 10% 이하(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HUG 관계자는 "갭투자 물건을 매수하는 경우 보증에 가입해야 주임사 등록을 해주는 '선보증 후등록'이 2023년 10월부터 적용되고 있다"며 "재개발 예정 빌라는 평가금액이 낮아 HUG 보증을 못 받을 경우 임대사업 등록이 반려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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