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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AI 스스로 만든다…대우건설의 'AX 지론'

  • 2026.09.30(수) 06:36

연중기획 [AX인사이트 3.0]
이희웅 대우건설 AX데이터팀장 인터뷰
"직원이 AI 도구 만드는 '개발자' 돼야"
"AI 녹아든 '네이티브' 건설사가 목표"

"지난 1년이 인공지능(AI)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기였다면, 이제는 현업 스스로 문제를 풀기 시작하면서 인공지능 전환(AX)에 가속도가 붙는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우건설 AX데이터팀을 총괄하는 이희웅 팀장은 지난해 11월 부임 이후 약 1년의 시간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불과 1년 전에는 AI 담당자가 현업 문제를 찾아다니면서 '이 업무에 AI를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팀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반대로 현업에서 '저희 문제를 AI로 풀 수 있겠냐'는 요청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이희웅 대우건설 AX데이터팀 팀장./자료=대우건설 제공

건설에 AI, 어떻게?

이 팀장은 지난해 대우건설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AX데이터팀의 초대 팀장이다. 저연차 책임(과장급) 직급임에도 팀장으로 전격 발탁된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AX데이터팀은 대우건설 AI 전략 총괄 조직이다. AI 플랫폼 개발, 전사 데이터 자산화 및 관련 인프라 구축 업무를 담당한다.

AX데이터팀의 출발은 지난 2024년 해외 계약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바로레터'와 '바로답AI'였다. 바로레터는 발주처·협력사 등에 보내는 영문레터 작성 및 분석 시스템, 바로답AI는 입찰요청서(ITB) 등 해외 프로젝트 계약문서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이 팀장은 "실제 계약 담당자들과 같이 일하면서 방대한 계약서와 ITB를 분석하는 업무에 AI를 적용해 봤다"며 "그 과정에서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는 것을 넘어 회사의 중요한 판단 업무도 충분히 보조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건설은 계약·견적·설계·조달·시공·안전 등 분야가 전문적으로 세분화돼 있다. 결국 범용 AI만으로는 부족하고 각 업무의 지식과 데이터를 이해하는 건설 특화 AI가 필요하다고 이 팀장은 봤다.

AX데이터팀은 이런 문제를 실제로 풀어보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자체를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업이 가진 문제와 건설기술을 연결해 실제 솔루션으로 만들고 다시 다른 업무로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이 팀장은 개발자가 요구사항을 받아서 만드는 방식이 아닌 업무 전문가와 같이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를 계속 검증하는 현업 밀착형 개발 방식(FDE)을 택했다. 실제 바로레터 개발 과정에선 해외 계약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과 문제를 같이 보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그는 "기업에서 AI를 처음 적용할 때 사내 규정 등 쉬운 문제부터 접근하는 데 반해 저희는 오히려 복잡하고 잘못 판단했을 때 사업적으로 영향이 큰 계약문서부터 시작했다"며 "(그 결과) AI가 문서를 검색해 답변하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이슈에 대해 답변을 주는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최초 기술연구원'으로 알려진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준공 당시 모습. AX데이터팀이 기술연구원 내에 있다./자료=대우건설 제공

'AI' 집중하는 이유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확산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조직된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 의장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AI와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건설 혁신 방향을 공유하는 '스마트건설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관련기사: KT·엔비디아가 대우건설 찾은 까닭은?(2025년 10월1일)

그만큼 AI 등 스마트건설 기술에 진심이다. 이 팀장은 "건설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운 산업"이라며 "스마트건설이 현장의 데이터를 만들고 연결하면 AI는 그 데이터를 이해해서 더 좋은 판단과 실행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반복 작업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더 빠르고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AI 기술을 단순히 적용하는 것이 아닌 실제 업무 병목을 해결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특히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기존 DX 방식으로는 시스템화하기 어려웠던 비정형 업무를 AI가 직접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팀장은 "저는 내부적으로 이를 'DX를 건너뛴 AX'라고 표현한다"며 "건설은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형화해 시스템화하기 어려운 업무가 상당히 많은데 이러한 영역까지 AX를 통해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바라봤다.

다만 데이터 구축은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는 "건설 데이터는 비정형성이 강하고 업무별로 구조가 달라 단순히 AI를 붙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문서, 도면, 이미지 등 각각의 데이터를 AI가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술 연구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희웅 대우건설 AX데이터팀 팀장./자료=대우건설 제공

직원 모두가 '시민 개발자'

텍스트와 문서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AI는 앞으로 도면과 이미지, 음성, 영상까지 이해하는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정보가 계약서뿐 아니라 도면과 현장 사진, 영상, 장비 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건설업에서는 이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고 이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도면과 피지컬 AI 분야에서 AI 활용도가 더 증가할 거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과거에는 도면을 AI가 인식하려면 많은 학습 데이터를 직접 구축하고 별도의 딥러닝 모델을 만들어야 했지만 최근 이미지 이해 AI 성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가능성이 크게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건설현장에는 아직 사람이 하기 위험하거나 힘든 작업이 많은데 피지컬 AI가 발전하면서 이를 자동화하거나 사람을 보조하는 시도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 스마트건설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현장 데이터와 AI의 연결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 팀장이 설정한 대우건설 AX데이터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AI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닌, AI를 기반으로 본업을 더 잘하는 'AI 네이티브(Native)' 건설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현업 직원들이 직접 AI를 활용해 업무에 필요한 에이전트나 도구를 만드는 '시민 개발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AX데이터팀이 회사의 모든 AI를 만드는 게 아닌, 업무를 가장 잘 아는 현업이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조직이 기술과 데이터, 개발 환경을 지원하면서 함께 해결하는 구조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또 "결국 건설 특화 AI와 범용 AI가 각각의 역할을 하면서 함께 확산해야 전사적인 AX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AI를 단순히 별도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 계약·견적·설계 등 핵심 업무 수행 방식 안에 AI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건설사를 꿈꾼다. 이 팀장은 "회사가 가진 다양한 데이터와 체계를 AI를 통해 지능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결합해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대우건설 AX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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