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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대출 풀었더니…은행들 '방배'로 몰렸다

  • 2026.08.25(화) 10:00

총량 풀자 방배 잔금대출 5000억→1조5500억
집단대출 풀리자 은행들 한도·금리 경쟁
같은 서초 84㎡라도…시점따라 대출 13억 대 2억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누더기'가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규제를 내놓은 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예외와 경과조치를 덧대는 '땜질'이 반복된 탓이다. 

가계대출 총량을 늘렸지만 대출 문턱은 오히려 제각각이 되고 있다. 잔금대출 '오픈런'을 막으려고 집단대출은 풀었지만 일반 주담대 규제는 그대로다. 예전 계약자에게는 옛 규정을 적용하고 은행들은 잔금대출 한도를 다시 분양가 기준으로 정하면서 대출 종류와 계약 시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돈도 크게 갈리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에이치방배(서울 서초)에 배정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잔금대출 한도는 지난 19일 5000억원에서 현재 1조5500억원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디에이치 방배

계기는 8·13 대책이다. 금융당국이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은행별 가계대출 관리 목표와 따로 관리키로 하면서 은행들이 앞다퉈 한도를 키웠다. 금리경쟁까지 나타났다.▷관련기사 : 가계대출 총량 1.5→3% 두배 껑충…"집단대출·청년 우선 배정"(2026.08.13.)

분양 시점 따라 11억원 갈린 대출 한도

차주별 한도도 일반 주담대와 다르다. 디에이치방배(서울 서초) 전용 84㎡ 분양가는 약 22억원이다. 분양가의 60%를 적용하면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잔금대출은 최대 13억원대다. 반면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시가 25억원 초과 주택을 새로 살 때는 일반 주담대가 최대 2억원으로 11억원 넘게 차이 난다.

대출 기준은 분양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디에이치방배는 2025년 6·27, 10·15 대책 등으로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기 전인 2024년 8월 분양해 기존 수분양자에게 옛 기준이 적용됐다.

반면 같은 서초구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새 규정을 적용받는다. 2025년 10월 31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 첫 분양 단지다. 전용 84㎡ 분양가는 26억3700만~27억4900만원이지만 잔금대출은 최대 2억원이다. 중도금으로 분양가의 40%까지 빌릴 수 있지만 입주 때 이를 상환하거나 잔금대출로 전환해야 한다.

잔금대출 2억원을 모두 받더라도 24억3700만~25억4900만원을 자기자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같은 서초구 전용 84㎡인데 대출 한도는 11억원 넘게 벌어지는 것이다. 

예외 덧댈수록 복잡해진 대출 셈법

그렇다고 집단대출이 총량 규제에서 빠진 것은 아니다. 금융권 전체 증가율 3%에는 포함된다. 은행들이 감정가 대신 분양가를 기준으로 잔금대출 한도를 낮추는 이유다. 잔금대출 공급을 유지하면서 연간 총량 목표도 맞춰야 해서다. 

이에 일반 주담대 문도 쉽게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최근 회의를 열었지만 은행별 추가 한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도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줄인 한도와 대출모집인 접수 제한도 대부분 남아 있다.▷관련기사 : 30조 늘렸지만 은행별 분배 깜깜…대출 빗장 언제 풀리나(2026.08.19)

규제를 하나씩 덧대면서 대출 기준은 더 복잡해졌다. 잔금대출 '오픈런'을 막으려고 집단대출은 풀었지만 일반 주담대 차주와 새 수분양자 문턱은 그대로 뒀다. 불요불급한 대출은 막되 실수요자는 돕겠다던 금융당국 목표와 달리 실수요자 간 한도 격차만 선명해졌다.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 잔금대출 수요를 충족하면서 가계대출 총량도 맞춰야 한다"며 "규제와 예외가 계속 바뀌어 적용 시점과 대상, 총량 반영 여부를 일일이 따져야 해 한도를 정하고 고객에게 안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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