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와 동결을 거쳐 긴축 기조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웃돈 가운데,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환율 불안 등이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긴축 기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 전망도 나와 향후 추가 인상 횟수와 속도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연 2.75%에서 연 2.50%로 한차례 인하 후 1년 가까이 동결하다 인상으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한은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물가 상승 압력 정도와 경기개선 흐름, 금융안전 상황 등을 점검해 시기와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된 수준이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취임 후 첫 금통위에서 이미 매파적 신호를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는 5월28일 금통위 이후 "물가·성장·환율·부동산 모든 것을 보아도 갈 길이 명확하다"고 말했고, 지난 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적절한 시기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금리 인상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이 꼽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를 기록했다.
중동 사태발 유가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 영향이다. 지난 5월까지 100달러를 웃돌던 유가는 6월 종전 합의 기대로 70달러 밑으로 하락했지만 종전 이행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며 이달 들어 다시 80달러 근접까지 반등한 상황이다.
더욱이 국제 유가가 다소 내리더라도 그동안 상승한 원재료비와 운송비가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될 수 있고 고환율 상황도 지속되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과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가, 외환수급이 개선되며 15일 현재 1480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도 이번 인상을 뒷받침한 핵심 변수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6000억원 늘어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4조3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3000억원 늘며 두 항목 모두 증가세를 키웠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0.3% 올랐고, 수도권은 0.7%, 특히 서울은 1.0% 뛰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성장세는 인상 부담을 덜어준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큰 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할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관심은 이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로 옮겨갈 전망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의 개선세가 지속과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에도 유의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8월 동결 후 10월 추가 인상으로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3.25%까지 오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