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과 4월 번호이동 실적을 보면 이동통신 3사의 순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의 말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45일씩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보조금 상한선 규정을 지키고 있는 만큼 3∼4월중 번호이동 실적이 향후 3사의 본질 경쟁력을 입증해 준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을 필두로 KT, LG유플러스가 갤럭시S5 조기 출시에 열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KT,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기간이 포함된 3월 번호이동 실적과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이 포함된 4월 통계발표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통3사 악조건 비슷
이통3사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처분받은 영업정지기간은 45일로 똑같다. 여기에 각 사가 추가로 악영향을 받는 요인들도 존재해 영업환경은 비슷하다.
SK텔레콤은 지난 20일 저녁 6시간이 넘도록 음성·데이터 등 통신장애를 일으켜 원성을 샀다. SK텔레콤은 즉각적으로 하성민 사장이 공식 사과하는 동시에 금전보상 카드를 들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SK텔레콤 망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일부 가입자 중에는 보상금액이 너무 작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KT는 자회사 KT ENS가 연루된 대출사기 사건에 이어 홈페이지 개인정보유출 건으로 황창규 회장이 공식 사과했다.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워낙 많아져 둔감한 피해자도 있었지만 KT 입장에선 CEO 교체 이후 새출발을 해야 할 시점에 이 같은 사건이 터져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받았다.
이통3사 중 유일하게 돌발악재가 없었던 LG유플러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래부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14일간 추가 영업정지 처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도 7일간 추가 영업정지를 받았지만, LG유플러스는 보조금 경쟁 주도 사업자라는 오명을 얻었다.
다만 유일하게 정상영업 중인 SK텔레콤이 삼성전자 묵인 아래 갤럭시S5를 조기 출시한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0일 통화장애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

▲ 황창규 KT 회장이 자사 홈페이지 고객정보 유출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

▲ LG유플러스는 미래부로부터 45일 영업정지에 이어 방통위로부터 14일 추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
◇SKT까지 영업정지 되는 4월실적 관건
미래부 처벌에 따르면 3월13일∼4월4일에는 LG유플러스·KT가 영업정지 된다. 4월5일∼4월26일에는 KT와 SK텔레콤이, 4월27일∼5월18일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 된다. 5월19일에는 SK텔레콤만 영업정지 돼 각각 45일씩 영업정지 기간을 채운다. 즉 3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만 영업정지 된 상태여서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실적이 얼마나 올라갈지 관심이다. 4월에는 주로 SK텔레콤과 KT가 영업정지 되어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실적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추가 처벌결과에서 알수 있듯이 최근 보조금 경쟁의 주요 사업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여서 이들 사업자의 본원경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번호이동 가입자 3분의1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번호이동에서 3분의1씩 균등분할할 지 여부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 이동통신 월별 번호이동자수 변호 추이 [자료=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
◇알뜰폰 효과 미흡?
이통3사가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수혜주는 알뜰폰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 영업정지 발표 이후 알뜰폰 신규모집 추세를 보면 가입자 증가폭이 영업정지 이전보다 늘었지만 예상보다는 못한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는 이통3사 시장과 알뜰폰 시장간 소비자 선호도 차이가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통3사 시장은 최신 스마트폰 위주의 고가 시장이고 알뜰폰 시장은 최신폰 보다는 싼 요금제가 선호되는 시장인 만큼, 이통3사 영업정지와 무관하게 알뜰폰으로 옮겨갈 소비자는 평소대로 이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통3사 영업정지 기간이 호기인 만큼 3∼4월 번호이동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