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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창조경제, 뺄건 빼고 더할건 더하자

  • 2017.06.02(금) 15:32

선택과 집중 통해 성과·노하우 살려야
창업생태계 구축할 컨트롤타워 필요해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비판의 대상으로 올라온 곳중 하나가 창조경제혁신센터다. 전(前)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재판과정에서 청와대 강압으로 창조경제센터가 시작됐다는 증언을 하면서 사실상 폐쇄해야 한다는 논란까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튿날인 지난 5월11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홈페이지 메인에서 '창조경제' 항목을 삭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창조경제센터 직원들은 외부 분위기에 대해 말을 아끼는 눈치다. 대전창조경제센터 관계자는 "창업자들과 혁신센터 직원들은 정치적 논란에 관심이 없다"며 "오직 사업의 성공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논란과는 상관없이 창업자들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창조경제센터와 창업 의지를 봐달라는 당부였다.

 

'창조경제'라는 단어를 지우든 살리든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많은 창업자들의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 환경을 만드는데 있다. 

살릴 것은 살리고 버릴 것은 버리는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조경제센터의 성과가 아예 없지는 않았던 만큼 이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2013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성과를 보면 잘된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며 "무조건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닌 만큼 좋은 성과들은 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사진=이명근 기자]

 

창조경제센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개선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전국 17개 지역별 산업 특성을 분류해 18개 혁신센터를 세웠다. 하지만 일부 창조경제센터는 지역내 창업자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창조경제센터별로 성과가 달라 각기 운영상황을 명확히 파악해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창조경제센터의 창업지원 업무가 중소기업청,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정책과 중복된다는 지적도 해소해야 한다. 중소기업청 한 정책담당자는 "창조경제센터는 중소기업청, 산업부 등의 업무와 중복된다는 지적이 많다"며 "업무 조정을 통해 창업지원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부조직개편안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소기업 업무가 중소기업벤처부로 이관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개편은 빠져있지만 산업부 중소기업 업무가 이관되는 만큼 향후 미래부 창조경제기획국의 업무도 중소기업벤처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정화 교수는 "중소기업벤처부 신설로 업무 중복 문제를 해소하고 창조경제센터가 추구해온 미래지향적 혁신과 창업문화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이 확실시 되는 만큼 그동안 지적되어 온 창조경제센터의 문제들을 정리하고 창조경제센터가 쌓아온 성과와 노하우는 신설 부처가 흡수해 제대로 된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창업자들의 희망과 이들의 성공을 위해 발로 뛰는 혁신센터 직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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