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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SKT·카카오·현대차 주목한 친환경 스타트업

  • 2023.02.24(금) 15:42

재생에너지 솔루션에 RE100 달성도 지원
"매출·인원 2배 확대해 시장 기회 잡을 것"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사진=비즈워치

SK텔레콤,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신한금융그룹, LG화학, LG전자, 삼성전자, 카카오 등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운 대기업들이 주목한 스타트업이 있다. '식스티헤르츠'(60Hertz)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통합관리하고 발전량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곳이다.

작은 기업도 'RE100'을 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구독 서비스 '월간햇빛바람' 또한 시범 운영하고 있다. RE100은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는 기업의 '자발적 약속'으로 불린다.

앞서 나열한 대기업들의 연결고리는 친환경인 셈이다. 식스티헤르츠를 창업한 김종규 대표를 지난 1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만나 창업 배경과 회사 현황 미래 계획 등을 물었다.

김 대표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뿐만 아니라 전기차, 스마트 가전 등 분산전원을 관리하는 회사"라며 "학창시절부터 과학기술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하는데 관심이 많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분야에서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동대에서 컴퓨터공학, 서울대 석사 과정에선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했다고 한다.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가 비즈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법인설립은 2020년 11월에 했고, 본격적 사업의 시작은 2021년 2월부터. 이때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신한 퓨처스랩'에 선정됐다. 이후 현대차그룹, LG소셜펠로우,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김 대표는 식스티헤르츠의 핵심 경쟁력으로 재생 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술과 다양한 전원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꼽았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늘어나면서 발전량 예측이란 과제가 새롭게 생겼는데, 이같은 발전량 예측 기술은 특허를 등록한 상태"며 "연료 전지, ESS(에너지저장장치), 태양광 등 다양한 전원을 한 번에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식스티헤르츠 사업현황./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비즈니스모델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 공급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쌓이는 발전소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기업들의 'RE100' 수요를 활용한 에너지 유통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스티헤르츠는 이와 관련 카카오 제주 오피스와 협력을 시도했고, 최근 이 회사의 RE100 달성을 지원했다. 다른 대기업과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다.

경쟁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KT 같은 대기업, 중소기업도 관련 기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트렌드가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특정 기업이 모든 고객사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그는 "기술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라고 특별히 더 잘할 것이라 말하긴 어렵다"며 "기업의 역학 관계도 있어 시장 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가령 SK텔레콤은 경쟁사 KT의 기술을 사용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식스티헤르츠는 SK텔레콤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ESG코리아'에 2021년부터 선정돼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는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 발전소' 사업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가상 발전소는 재생에너지 관리 및 발전량 예측 서비스 및 솔루션을 의미하는데, AI를 통해 이를 더욱 고도화한다는 얘기다.

식스티헤르츠가 CES에서 선보여 혁신상을 받은 '에너지 스크럼'./자료=식스티헤르츠 제공

식스티헤르츠는 세계 무대 진출도 꿈꾸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에도 참가했다. 태양광과 전기차 충전기, ESS 등 다양한 분산전원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에너지 스크럼'(EnergyScrum)을 선보여 '혁신상'도 받았다.

이 시스템을 SK에너지의 주유소 혁신 모델에 적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CES 참가 이후 외국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생겼다. 하지만 스타트업 홀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것보단, 국내 기업과 협업해 함께 해외로 나가는 모델이 효율적이란 판단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사업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이라는 특수성 탓에 발생하는 문제는 있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업력이 짧은 단계에서 광범위한 에너지 분야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어디든 몇 번이든 달려갔다. 예를 들면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많은 전남 목포 지역은 20번 넘게 다니면서 신뢰를 쌓았다"고 털어놨다.

세계적 경기 침체와 함께 스타트업 투자가 감소되는 추세라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초기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버거운 환경이다.

하지만 식스티헤르츠의 사업은 기회가 여전히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분야 스타트업을 하면서 초기에 흑자가 나기 어려운데, 지난해 달성했다"며 "이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종규 대표가 비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식스티헤르츠는 초기 자본금이 2억원 수준이었고, 시드(초기) 투자는 6억원가량 조달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소풍벤처스, MYSC 등이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자금적 문제는 없지만, 전략적 투자에 대해서는 재무 상황에 관계 없이 고려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과는 후속 투자를 논의하고 있고, SK텔레콤은 다양한 펀드를 통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식스티헤르츠의 올해 목표는 매출과 인원 규모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키우는 것이다. 작년 매출은 10억원, 인원은 26명 수준이다.

김 대표는 "초기단계 기업이므로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더욱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더 좋은 기회를 계속 발굴해 기후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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