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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왜 미역국을 먹을까?

  • 2014.05.30(금) 08:31

나라마다 생일날 먹는 음식이 다르다. 우리는 미역국을 먹지만 중국은 국수를 먹는다. 장수면(長壽麵)이라는 이름처럼 오래 살라는 뜻이다. 서양은 생일 케이크를 먹는다. 달의 여신이며 출산의 신인 아르테미스에게 바치는 제물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미역국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우리는 아이를 낳으면 반드시 미역국을 먹는다. 때문에 인터넷에는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이유 역시 낳아주신 어머니 은혜에 감사하라는 뜻이라는 말이 떠도는데 과연 맞는 말일까? 생명을 주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는 당연하다. 하지만 아무리 동방예의지국이라도 본인 생일날, 축하 대신 효도를 강조하며 미역국을 먹는다는 해석은 납득하기 어렵다.

생일 미역국의 의미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나라 산모는 왜 미역국을 먹는지부터 알아보자. 우선 미역이 출산에 좋기 때문이다. 조선의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미역국은 임산부한테는 신선의 약 만큼이나 좋은 음식이라고 했다. 피를 맑게 한다고 하는데 현대 과학으로도 철분, 칼슘, 요오드 성분이 풍부해 산모에게 좋다.

이렇게 좋다는데 미역국을 먹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절대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닭고기 혹은 돼지고기를 먹고 베트남 역시 돼지고기를 먹는다. 일본이나 서양은 특별한 산후조리 음식 없이 그저 모유 수유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아이를 낳고 난 후 미역국을 먹게 됐을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사실은 먼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질 좋은 미역이 나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12세기 송나라 사신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도 고려 사람은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미역을 잘 먹는다고 기록했다. 당나라 역사를 적은 당서(唐書)에도 미역은 발해의 함흥 앞바다에서 생산되는데 맛이 뛰어나다고 했을 정도로 유명했다. 피를 맑게 하고 모유도 잘 나오게 하는 질 좋은 미역이 이렇게 풍부했으니 산후조리 음식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옛날 산모들은 아이를 낳았다고 바로 미역국을 떠먹은 것이 아니다. 산모 머리맡에다 흰 쌀밥과 미역국, 그리고 정한수 한 그릇으로 삼신상을 차린 후에야 산모가 미역국을 먹었다. 첫 국밥이라고 한다. 삼신할머니에게 출산에 대한 감사와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빌면서 미역국을 먹었던 것이다.

이어 생후 삼일이 지나면 또 미역국과 쌀밥을 차려놓고 삼신할머니에게 빌었고 출산 후 삼칠일, 21일째 되는 날에도 삼신상을 차려놓고 아기의 무병장수를 기도했으니 영아사망률이 높았던 옛날 고비를 넘길 때마다 미역국으로 삼신할머니께 치성을 드렸다. 그리고 열 살이 되기 전까지는 베주머니로 삼신주머니(三神囊)를 만들어 쌀을 채워놓고 벽에 걸어두는 풍속이 있었느니 삼신할머니가 아이를 점지해 줄 뿐만 아니라 아이를 보호하는 신이었기 때문이다.

삼신할미라고 하면 보통 무당을 연상하지만 고대 신앙에서 삼신할머니는 삶과 죽음을 주관하는 여신이었다. 때문에 정약용은 아이가 태어나면 흰쌀밥과 미역국으로 삼신할머니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전통이라고 했던 것이다.

생일 미역국은 한민족 생명의 신에게 바치는 감사와 소원을 비는 음식인 것이다. 비즈워치 창간 1주년, 미역국과 함께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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