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일자리 창출은 세계 각국의 지상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잃어버린 일자리를 찾겠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무역장벽을 쌓고 법인세를 낮췄다. 이로 인해 기존 세계 경제질서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새로운 갈등도 야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중기계획인 'Europe 2020'에서 지속가능한 포용성장을 위한 고용 확대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일본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의 사정은 이들보다 더 심각하다. 역대 최고 수준인 청년실업율은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다. 급격한 ICT의 발달로 직업의 패러다임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잃어버린 세대' 일본보다, IMF때보다 더 심각
4년전 당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이던 홍성국는 '세계가 일본된다'는 책을 썼다. 일본이 겪었던 것처럼 전세계가 복합불황에 빠져들 것으로 내다봤다. 예언이 얼마나 적중할지는 더 두고봐야 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진행되는 일자리 사정은 일본의 사례를 답습하고 있다.
더욱이 일본이 겪었던 상황보다 지금의 한국이 더 나쁘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LG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 잃어버린 세대 등장의 의미' 보고서에서 일본과 한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비교했다. 일본의 1993년과 우리나라의 2009년을 잃어버린 세대의 시작 기간으로 보고 청년실업률을 연구했는데, 우리가 더 높게 나타난다.
일본은 청년실업률이 2003년 1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우리나라는 작년 10월까지 20대 청년실업률이 10.1%로 일본의 피크 수준에 이르고 있다. (아래 그림)
과거 IMF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해도 지금 상황이 더 취약하다. 외환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하면서 실업난도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IMF세대는 실업을 피하기 위해 졸업을 늦추거나 어학연수를 통해 '스펙'을 쌓았고 이러한 방법으로 '충격'을 극복했다.
LG경제연구원은 "2020년대 초반 이후에는 청년인구 감소추세가 빨라지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일단락되면서 청년실업문제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면서도 "잃어버린 세대는 10년 이상 지속돼 일본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패러다임 변화…평생 6번 전직 '일자리 교육'
제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패러다임을 바꾼다. 미래에는 현존하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실제로 제4차 산업혁명 초창기인 현재 이미 급격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비관할 것만은 아니다. 사라지는 일자리 대신 새로운 기술에 의해 새 일자리가 창출되며, 일하는 형태 자체가 변화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생산현장에서 일하던 사람은 줄어들지만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인력들은 더 필요해지는 식이다.
다빈치연구소 소장 겸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억명의 사람들이 그냥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게 아니고 빠른 속도로 새로운 종류의 직업으로 '전환'할 것이란 함의다.
이로인해 고용형태는 갈수록 정규직이 줄고 프리랜서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세계미래보고서 2055'(박영숙·제롬 글렌)는 "이미 일자리의 36퍼센트 정도가 프리랜서 일자리이고 이 숫자는 2020년까지 40퍼센트가 되며 일부는 50퍼센트에 이를 것"으로 진단했다. 또 2030년이 되면 사람들은 일생동안 평균 여섯번 정도 직업을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좋은 일자리, 희망을 노래하자' 2018년 연중캠페인
한국 사회의 미래는 최악의 청년실업난을 어떻게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어떻게 맞서느냐에 달려있다. 창조적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변화하는 일자리 환경에 탄력적으로 적응하는 시스템을 갖추는게 관건이다.
올해로 창간 5주년을 맞는 비즈니스워치는 '좋은 일자리, 희망을 노래하자'라는 주제로 연중 캠페인을 진행한다. 청년이나 구직자에게는 일자리나 스타트업과 관련한 알토란 같은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 담당자와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것이다.
비즈니스워치는 그동안 연중 기획을 통해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를 짚어왔다. '좋은 기업 시리즈' '기업하기 좋은 나라''산업혁명 4.0''다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에 이어 올해는 '일자리'를 어젠더로 삼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과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