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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할인점 가면 '과소비'하는 이유

  • 2021.05.23(일) 13:00

[食스토리]부쩍 늘어난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저렴한 가격에 제품 종류도 다양…편의점도 '경계'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 텔러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아시나요. 여러 대의 냉동고에 다양한 아이스크림 제품이 담겨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곳이죠. 요즘은 무인 매장 형태로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이스크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런 할인점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2019년 2200여 개였다가 최근 4000여 개까지 빠르게 늘었다고 합니다.

최근 아이스크림 할인점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편의점 업체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와 롯데 그룹의 세븐일레븐이 여름을 앞두고 아이스크림을 '초저가'에 판매하기 시작한 겁니다. 두 업체 모두 기존 1000원짜리 제품을 10개 이상 구매할 경우 개당 350원가량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같은 제품을 400원에 파는 할인점과 가격이 동일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 됩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는 아이스크림 외에도 스낵류나 컵라면 같은 제품들도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여기에 더해 편의점처럼 24시간 운영하다 보니 인근 편의점 점포 매출에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CU와 세븐일레븐이 아이스크림을 파격 할인하겠다고 나설 만도 하죠.

아이스크림 초저가 경쟁에 나선 편의점 CU. /사진=BGF리테일 제공.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처음 이용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일단 가격이 눈에 띄게 저렴합니다. 캔디바와 아맛나 등 바류 제품은 400원 정도, 월드콘이나 브라보콘 등 콘류 제품은 800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름 자체가 '할인점'이니 가격이 저렴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긴 합니다. 동네 대형 슈퍼마켓에서도 이 정도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더욱 놀라운 점이 있습니다. 그간 한 점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제품들이 냉동고마다 가득 들어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제품을 팔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갖 제품이 진열해 있습니다.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입니다. 먹고 싶은 제품을 하나씩 고르다 보면 어느덧 과소비(?)를 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몇 번 이용하다 보니 궁금한 점들이 생겼습니다. 할인점이 아이스크림을 싸게 팔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또 유독 할인점에만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무인으로 운영되는데 과연 제품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기는 할까요. 무엇보다 할인점에서는 자꾸 과소비를 하게 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아이스크림 제조 업체들에 문의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단 할인점 아이스크림 가격이 저렴한 이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사실상 '오픈 프라이스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조사가 제품 가격을 명시하는 게 아니라 판매자가 가격을 정해 표시하는 방식인데요. 꼭 그래야만 하는 제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업계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할인점은 바로 이런 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제조사에 따르면 바류의 경우 원가가 250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마진을 붙여 제조사가 판매처에 넘기는 가격은 300~400원 정도고요. 할인점은 여기에 마진을 적게 붙이는 방식으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박리다매'를 하는 거죠. 무인 할인점의 경우 운영 비용이 딱히 들지 않으니 가능한 일일 겁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할인점은 아이스크림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개당 이윤을 적게 받는 것일 뿐입니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할인'해 판매할 수 있는 것도 이런 특징 때문이고요

한 슈퍼마켓 아이스크림 냉동고. /사진=나원식 기자

할인점에 유독 다양한 제품이 많은 것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간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은 동네 슈퍼마켓에 냉동고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식으로 영업을 해왔습니다. 제조사에서 냉동고를 제공하는 대신 해당 제조사의 제품을 주로 채워 넣는 식으로 운영을 해왔던 겁니다. 그래서 동네 슈퍼마켓에는 특정 제조사의 제품들만 진열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할인점의 경우 냉동고가 여러 대 있으니 이런 일이 없습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각 제조사가 제각각 자사 제품을 채워 넣습니다. 모든 제조사 제품이 다 있으니 당연히 종류도 다양했던 겁니다.

물론 냉동고가 크기도 하고 여러 대 있으니 제품을 많이 넣을 수 있다는 '당연한' 이유도 있습니다. 편의점의 경우 슈퍼마켓과는 다르게 냉동고에 모든 제조사 제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냉동고 자체가 작은 경우가 많아 제품 종류가 그리 많지 않은 겁니다. 

업체들에 따르면 할인점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각 제조사 제품을 공급하는 분들이 수시로 점포에 와서 아이스크림을 채워 넣으니 오히려 관리가 잘 되고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또 워낙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리다 보니 제품 회전율도 빠르고요.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아이스크림 종류도 많으니 과소비를 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인 것 같은데요. 업계 관계자들은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바로 '무인점포'라는 특징입니다. 동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는 아무래도 '사장님'이 있으니 냉동고를 열어 '차분하게(?)' 제품을 고르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는 눈치 볼 일이 없으니 하나하나 구경해가면서 제품을 많이 사게 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아무튼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해 여름 아이스크림을 어딜 가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네요. 할인점에서도, 편의점에서도 보다 저렴하게 캔디바와 아맛나를 사 먹을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요즘에는 편의점 업체들이 PB(자체브랜드) 아이스크림을 내놓고 있기도 한데요. 덕분에 과거보다 더욱 다양한 제품들을 골라볼 수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스크림 하나씩 골라 보시죠.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그 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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