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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한샘 인수', 거인의 진격인가

  • 2021.09.11(토) 11:00

[주간유통]한샘 인수에 3000억 베팅
IMM PE와 손잡아…향후 경영권 인수할 듯
현대백화점·신세계와 가구 경쟁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팀이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진격의 거인, 롯데

뜬금없지만 야구 이야기부터 해보려 합니다. 요즘 프로야구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은 바로 롯데 자이언츠죠. 지난 8월 10일 이후 진행된 리그 후반기에서 롯데는 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3승 2무 8패, 6할1푼9리의 승률로 매섭게 '진격'하는 중입니다. 리그 1위인 KT 위즈의 전체 승률이 6할 정도라는 걸 고려하면 롯데는 확실히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아, 그런데 롯데 자이언츠의 순위는 총 10팀 중 8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리그 전반기가 끝났을 당시에도 8위였는데 여전히 순위가 그대로입니다. 다만 전반기에는 중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었는데, 이제 많이 좁혀졌다는 게 달라진 점입니다. 이 기세를 몰아가면 순위가 올라 5강에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했으면 좋았을 테죠. 하지만 뒤늦게라도 힘을 내주니 롯데 팬들이 들썩거리는 분위기입니다.

야구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롯데의 '진격'이 다른 영역에서도 이슈가 됐기 때문입니다. 롯데 그룹의 '본업'인 유통 업계에서입니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는 올해 대형 M&A 이슈가 있었습니다.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등 대형 매물이 시장에 나온 건데요. 우여곡절 끝에 신세계와 GS리테일이라는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물론 유통 업계의 전통 강자인 롯데도 유력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는 요즘 같은 격변의 시대에 롯데가 너무 조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이렇듯 잠잠하던 롯데가 기지개를 켰습니다.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 인수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는 소식인데요. 일단 약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한샘은 사모펀드 운용사(PEF)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설립하는 투자목적회사(SPC)에 롯데쇼핑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롯데쇼핑은 한샘 경영권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장받는데요. IMM PE가 향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한샘을 다시 매물로 내놓을 때 롯데쇼핑이 이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샘 인수로 M&A 존재감

한샘은 국내 홈 인테리어 업계 1위 업체입니다. 지난해에도 업황 호조 등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22% 증가해 2조67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3년 만에 연 매출 2조원을 다시 넘기며 위상을 지켰습니다. 

이처럼 탄탄한 기업이 매물로 나오니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롯데쇼핑 외에도 신세계와 LX하우시스 등이 투자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6일 LX하우시스가 한샘 M&A에 약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공시를 낸 데 이어 롯데쇼핑도 9일 같은 내용의 공시를 내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IMM PE는 롯데쇼핑을 최종 투자자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롯데도 올해 대형 매물을 손에 쥐면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게 됐습니다. 롯데가 M&A 시장에서 너무 존재감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제는 당분간 나오지 않겠네요. 일각에서는 벌써 롯데가 '공격 모드'에 돌입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롯데가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거라는 분석입니다.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1일 진행한 하반기 VCM(밸류 크리에이션 미팅, 옛 사장단 회의)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또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모습을 질책한 셈입니다. 

롯데의 '합류'…백화점 가구 3파전

롯데가 한샘을 인수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백화점은 물론 하이마트와 롯데건설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샘은 가구와 인테리어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요. 인테리어는 롯데건설과, 가구는 백화점이나 하이마트 등 유통 채널과 연계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롯데의 기대에 대해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특히 백화점과 리빙은 찰떡궁합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는 이미 증명된 일이기도 합니다. 롯데에 앞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가 가구 업체를 사들인 뒤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사들이 먼저 증명한 '시너지'라는 의미입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2년 리바트(현대리바트)를 인수했는데요. 2012년 4852억원에 불과하던 연 매출은 지난해 1조3800억이 됐습니다. 신세계는 2018년 까사미아(신세계까사)를 사들였죠. 신세계까사의 연 매출도 2018년 1100억원가량에서 지난해 1634억원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런 점을 고려하면 롯데의 이번 투자가 '과감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가구업체를 사들인 것은 다소 늦은 행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관점에 따라서는 그렇습니다. 잠잠하던 롯데가 이번 투자로 '진격'의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식의 과감한 행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롯데다운 투자?…신사업 속도 낼까

앞서 롯데는 올해 초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하기도 했죠. 이번 건과 같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고 있으니 롯데가 뛰어든 건 알겠는데, 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죠. 이미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등 신생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간 롯데는 성장성이 증명된 시장에서, 주로 선두권 업체를 인수하곤 했습니다. 지난 2012년 가전양판점 1위 업체인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를 인수했을 때도 그랬고, 올해 초 중고거래 시장 1위 중고나라를 사들일 때도 그랬습니다. 한샘 인수에 참여한 것도 이런 움직임과 비슷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안정적인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투자 역시 롯데다운, 익숙한 투자 행보라고 여기는 시선도 있습니다.

야구 얘기와 함께 마무리를 지을까 합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과연 기적의 진격을 할 수 있을까요. 추격이 조금 늦긴 했지만, 5강에 안착해 가을야구를 하게 될까요. 롯데 그룹은 어떨까요. 한샘 인수를 시작으로 과감한 행보를 이어갈까요.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며 미래 동력을 만들 수 있을까요. 롯데의 미래가 어떨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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