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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꺼낸 롯데, 아이스크림에 승부수 던지나 

  • 2022.02.19(토) 10:05

[주간유통]롯데제과·푸드 빙과사업부문 합병 추진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롯데와 격차 줄여
'비용 절감·시너지' 노린 역량 집중 위한 전략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롯데, '1위'이긴 한데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겨울입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시장은 뜨겁습니다. 치열한 경쟁 때문입니다. 롯데와 빙그레가 접전을 벌이고 있죠. 명실공히 국내 아이스크림 업계 1위는 롯데입니다. 그 뒤를 빙그레가 쫓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최근 아이스크림 시장에 이상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빙그레가 롯데를 추격하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아이스크림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두 곳에서 생산·판매합니다. 롯데제과는 월드콘, 스크류바, 수박바 등을 생산합니다. 롯데푸드는 구구콘, 돼지바, 보석바 등이 대표 상품입니다. 다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들입니다. 그만큼 많이 팔렸다는 의미도 될 겁니다. 롯데푸드는 롯데가 지난 1978년 삼강산업을 인수해 세운 곳입니다. 롯데삼강을 거쳐 현재는 롯데푸드가 됐습니다.

롯데제과 본사 / 사진=롯데제과 홈페이지 캡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순위는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의 순서가 오랫동안 지속돼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최근 롯데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롯데그룹 식품HQ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 사업 부문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원화돼있던 빙과부문을 롯데제과로 합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롯데제과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 빙과사업 합병 관련하여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제기사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아실 겁니다.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는 멘트는 대부분 '준비 중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말이죠. 업계에서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과 사업 부문의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왜 합병하나

그렇다면 롯데는 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 사업 부문을 합병하려 할까요. 그 원인은 바로 빙그레에게 있습니다. 빙그레는 늘 빙과업계에서 롯데를 추격해왔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롯데의 힘에 밀렸죠. 그러다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합니다. 바로 업계 4위인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겁니다. 빙그레는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인수합니다.

빙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던 빙그레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해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습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해 빙과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등 다수의 스테디셀러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영업망과 생산 시설 등을 공유하며 비용 절감은 물론 시너지까지 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해 롯데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제공=빙그레

실제로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롯데와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가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27.1%였습니다. 빙그레는 26.5%로 그 뒤를 쫓고 있습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14.4%)를 합하면 41.5%입니다. 빙그레와 해태(13%)를 합하면 39.5%가 됩니다. 

롯데 입장에서는 턱 밑까지 쫓아온 빙그레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2%포인트 차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게다가 롯데제과는 작년 4분기 빙과부문에서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적자폭이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에 따라 롯데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 부문을 합쳐 생산, 물류 등에서 비용 절감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정체안데…치열해지는 경쟁

현재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의 주요 소비층인 유소년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 탓이죠. 여기에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아이템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이나 빙과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구매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수요가 줄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태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4년 1조9564억원 규모였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74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오는 2024년에는 1조6608억원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데 플레이어들은 한정적인 만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입니다.

롯데제과가 구독경제의 일환으로 선보인 '월간 아이스'. / 사진제공=롯데제과

롯데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 사업 부문을 합병하려는 것에는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한 측면이 큽니다. 경쟁자인 빙그레는 해태를 발판 삼아 쫓아오고 있는 반면 롯데는 이원화된 조직과 생산으로 시장 공략에 집중할 힘이 분산되고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더불어 빙그레가 해태 인수를 통해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도 눈여겨봤을 겁니다. 롯데로서는 합병으로 빙그레가 해태를 인수한 효과를 얻으려는 셈입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부문이 합병될 경우 롯데는 아이스크림 시장 수성과 확대에 많은 역량을 투입할 겁니다. 그만큼 빙그레의 공격도 매서워지겠죠. 동네마다 한집 건너 한 개씩 생기고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 매장에서 롯데와 빙그레의 전챙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합병이라는 카드를 빼든 롯데와 인수를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는 빙그레의 싸움.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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